[류한준기자] V리그에서 첫 쿠바 출신 선수는 2008-09시즌 대한항공에서 활약한 요슬레이더 칼라(현 폴란드리그 스크라 베하토프)다. 그러나 칼라는 한국에 오기 전 이미 미국으로 망명했기 때문에 미국 국적을 갖고 있었다.
이중국적을 갖고 있지 않은 쿠바 선수로는 삼성화재 레오와 LIG 손해보험 까메호가 올 시즌 첫 선을 보인 주인공이다. 두 선수는 같은 쿠바 출신이라는 것 말고도 비슷한 점이 많다. 신장도 206cm로 같고 공격수로 포지션을 바꾸기 전까지 세터를 봤던 경력도 있다.
특히 까메호는 LIG 손헤보험에 입단하면서 많은 화제를 모았다. 지난 세 시즌 동안 V리그 최고의 외국인선수로 꼽힌 가빈 슈미트(캐나다)의 대항마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들었다. 비록 가빈이 오프시즌 동안 러시아리그로 떠나 까메호와 맞대결은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까메호는 기존의 좌우쌍포인 이경수, 김요한 등과 함께 LIG 손해보험의 공격력을 한층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이런 두 쿠바 출신 선수가 6일 국내 무대에서 처음으로 맞붙었다. 레오는 지난 3일 열린 올 시즌 개막전에서 KEPCO를 상대로 51득점을 기록해 데뷔전에서 확실한 인상을 남겼다. 반면 까메호는 이날 삼성화재를 상대로 국내 코트 데뷔전을 치렀는데 단순하게 기록만 놓고 본다면 평균 정도였다.
레오는 이날 LIG 손해보험전에서 36점을 올리면서 두 경기 연속 팀내 최다 득점자가 됐다. 서브에이스 2개와 블로킹 2득점이 포함된 기록이다. 범실은 8개로 비교적 적었고 공격성공률은 49.18%를 기록했다. 지난 3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개막전 KEPCO전 때와 비교해 공격점유율은 55.45%로 줄어들었지만 준수한 공격기록을 작성했다.
반면 까메호는 이날 김요한(19득점)에 이어 팀내에서 두 번째로 많은 18득점을 올렸다. 득점도 레오보다 적었고 팀도 패해 빛을 내지 못했다. 또한 35.29%에 그친 공격성공률이 아쉬웠다. 범실 숫자는 레오와 같은 8개였지만 범실이 나온 타이밍이 좋지 못했다. 2세트 이후 LIG 손해보험이 삼성화재를 추격하려던 순간 나온 공격 범실이 팀 상승세의 발목을 잡았다.
LIG 손해보험 이경석 감독은 이날 경기가 끝난 뒤 "까메호가 100% 컨디션은 아니다"라며 "지난 시즌 다친 어깨가 완벽하게 회복된 상태는 아니다"라고 얘기했다. 그런데 까메호는 이날 어깨 부상 후유증을 떠나 공격을 할 때 레오와 견줘 시원한 스윙을 하지 못했다.
이 감독은 "까메호는 타점보다는 각으로 공격을 하는 스타일"이라며 "그래서 겉보기에 레오보다 스파이크를 할 때 폼이 작다. 원래 그런 스타일"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레오는 이날 경기가 끝난 뒤 "까메호를 의식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개인기록은 어차피 큰 의미가 없다"며 "삼성화재가 개막전에 이어 2승을 거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해 팀 사령탑인 신치용 감독의 마음을 흐믓하게 했다.
신 감독은 "한 경기를 치렀을 뿐이기 때문에 까메호에 대해 평가를 내리긴 이르다"며 "그래도 블로킹 능력 만큼은 대단하다"고 했다. 까메호는 이날 양팀 합쳐 최다인 5개의 블로킹을 기록했다.
조이뉴스24 구미=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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