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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 고희진 "경기에서 이겨야 하는 이유"


[류한준기자] 삼성화재 센터 고희진은 "이곳에서 뛰지 않았다면 벌써 선수생활을 그만뒀다"라는 얘기를 자주 한다. 그는 "다른 선수들과 견줘 특별하게 나은 부분은 없지만 그래도 삼성화재 유니폼을 입고 있어서 좋다"고 강조한다. 신치용 감독은 이런 고희진에게 "실력이 없는 걸 잘 알고 있다"고 농담을 건넨다.

핀잔이 아니다. 신 감독은 고희진과 오랫동안 한 팀에서 같이 생활을 했기 때문에 장, 단점을 모두 파악하고 있다. 신 감독은 "(고)희진이가 코트에서 보이는 파이팅은 정말 대단하다"며 "그런 부분이 정말 필요하다"고 칭찬했다. 이제는 팀의 고참급으로 주장까지 맡고 있는 고희진은 코트 안에서 누구보다도 활력이 넘친다. 리베로 여오현과 마찬가지로 늘 목소리가 쉬어 있다. 코트에서 쉬지 않고 동료들을 독려하기 때문이다. 삼성화재가 앞서거나 리드를 당하거나 상관 없이 선수들과 세리머니를 하고 코트를 뛰어다닌다.

그런데 고희진도 싫어하는 게 있다. 바로 새벽운동이다. 삼성화재는 지난 1995년 창단 첫 해부터 혹독한 훈련을 하기로 소문이 났다. 신 감독은 "그 때는 신생팀이었기 때문에 운동을 허투루 할 순 없었다"고 했다. 그 때부터 자리잡은 새벽운동은 팀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삼성화재 창단 멤버 중 한 명이었던 허규호 현일고 감독은 "오죽했으면 당시 선수들 사이에선 삼성화재가 아니라 삼성고등학교로 불렸다"며 "새벽, 오전, 오후, 저녁, 야간 이런 식으로 나눠서 운동을 했다"고 힘들었던 당시 훈련을 기억해다.

처음에 새벽운동은 신 감독의 지시에 따라 실시됐다. 그러나 지금은 자율적으로 선수들이 알아서 한다. 신 감독이 따로 지시를 하지 않아도 그렇게 한다. 그런데 매일 새벽운동을 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가빈 슈미트(캐나다, 현 이스크라 오틴드소브)가 2010-11시즌이 끝나고 재계약을 하면서 '새벽운동만은 제외해 달라'는 조건을 넣을 정도였다.

고희진은 "올 시즌엔 아직 새벽운동을 하지 않고 있지만 한두 번 경기에서 패한다면 자동적으로 시작된다"며 "그래서 나 뿐만 아니라 선수들 모두 기를 쓰고 이기려고 한다"며 웃었다.

삼성화재는 시즌 개막 후 2승 무패로 출발이 좋다. 가빈이 빠졌기 때문에 지난 시즌과 견줘 전력이 약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순항중이다. 새 외국인선수 레오(쿠바)가 가빈의 빈 자리를 잘 메우고 있고 기존 선수들이 버티고 있는 조직력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고희진은 "1라운드 남은 경기에서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 등 강팀과 연달아 만난다. 두 경기에서도 꼭 승리를 거두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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