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박철우가 제몫을 해줘야 한다."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은 2012-13시즌 개막을 앞두고 열린 V리그 미디어데이에서 이런 얘기를 했다. 특히 지난 세 시즌 동안 삼성화재에서 주 공격수 노릇을 하다 러시아리그로 떠난 가빈 슈미트(캐나다)의 빈 자리를 메워야 하기 때문이다.
가빈 대신 쿠바 출신 레이바 마르티네스(등록명 레오)가 팀에 합류했지만 워낙 팀내 전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컸던 가빈의 공백은 올 시즌 삼성화재가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다. 그렇기 때문에 라이트 공격수인 박철우 역할이 중요하다. 삼성화재는 그 동안 외국인선수에게 공격이 몰리는 편이었는데 좌우 공격에서 어느정도 균형을 맞추는게 팀의 정규시즌 운영에 큰 도움이 된다.
그러나 개막전이라는 부담 때문일까. 3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삼성화재와 KEPCO의 경기에서 박철우는 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삼성화재는 이날 1세트 첫 공격을 레오가 아닌 박철우에게 맡겼다. 박철우는 세터 유광우의 토스를 퀵오픈으로 연결했는데 김진만의 블로킹에 걸렸다.
첫 출발이 좋지 않았던 박철우는 1세트에서 서브 범실 2개를 포함해 단 2득점에 그쳤다. 공격성공률은 22.85%밖에 안됐다. 공격점유율은 12.90%였다. 박철우가 막히자 유광우는 어쩔 수 없이 레오에게 연결되는 토스를 할 수밖에 없었다. 레오는 지난 시즌의 가빈처럼 1세트 팀내에서 가장 많은 13점을 올렸고 공격성공률 68.42%와 공격점유율 61.29%를 각각 기록했다.
이날 삼성화재는 KEPCO에게 세트 스코어 3-1로 이겨 일단 무난한 출발을 했다. 그러나 경기내용은 상대를 압도하지 못했다. 레오는 51득점을 기록하면서 눈도장을 찍은 반면 박철우는 한자릿수 득점(9점)에 그쳤다. 공격성공률이 그나마 37.50%로 올라간 게 위안거리다.
유광우는 "(박)철우가 1세트에서 공격이 막히니까 자신감이 떨어진 것 같았다"고 했다. 유광우는 4세트 막판 레오가 아닌 박철우에게 토스를 올렸고 시원한 오픈 공격을 성공했다. 첫 출발은 좋지 않았지만 박철우는 마지막 두 점을 책임졌다.
유광우는 "레오가 아닌 철우에게 두 차례 모두 공을 올린 건 상대 레프트 블로커 높이가 낮았기 때문"이라며 "그리고 철우가 공격을 성공할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 다음 경기를 위해서라도 철우가 페이스를 끌어올려야 한다"고 얘기했다.
유광우와 박철우는 동갑내기다. 둘은 학교는 달랐지만 청소년대표팀을 거치면서 손발을 맞춘 적이 있다. 경북사대부고를 나온 박철우가 대학 진학 대신 당시 실업팀이던 현대캐피탈로 진로를 결정해 프로 입단은 유광우와 견줘 앞선다. 현대캐피탈에서 뛰던 박철우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으로 2010년 삼성화재로 이적하면서 유광우와 한솥밥을 먹게 됐다.
유광우는 "철우가 힘을 내야만 팀이 수월하게 경기를 치를 수 있다"며 "철우도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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