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빨라야 다음달에나 가능하다.'
LA 다저스가 '카운터 펀치'를 날렸다. "2년 더 한국에 잔류한 뒤 FA로 메이저리그 진출을 추진할 수 있다"고 한 류현진의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를 향해서다.
다저스의 스탠 캐스틴 사장은 13일(이하 한국시간) LA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윈터 미팅을 지켜본 뒤 류현진 계약을 고려해보겠다는 뜻을 밝혔다. 메이저리그 윈터미팅은 다음달 4일부터 7일까지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열린다. 메이저리그 각 구단 관계자들과 에이전트들이 한데 모이는 윈터 미팅에선 FA 계약 및 트레이드 등의 거래가 빈번히 일어난다.
다저스와 류현진의 독점협상기간은 다음달 12일까지다. 윈터미팅이 끝난 뒤라면 계약할 수 있는 시간이 5일 정도밖에 남지 않는다. 시간이 촉박해진다. 다저스는 윈터미팅에서 류현진 외에 또 다른 선발투수감을 물색하고 있다. 만약 소기의 성과를 거둔다면 굳이 류현진에게 목을 매지 않아도 된다.
캐스틴 사장은 "(류현진 계약은) 윈터미팅이 끝날 때까지는 결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더 좋은 '대안'을 마련한다면 류현진과 계약을 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의미다.
만약 다저스가 류현진과 계약에 실패한다면 한화가 받기로 한 포스팅 금액 2천573만달러(약 280억원)는 다시 다저스에게 돌아간다. 그리고 이번 겨울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진출은 없던 일이 되고, 그는 내년에도 한화 소속으로 잔류하게 된다.
그러나 포스팅시스템에서 무려 2천573만달러의 응찰가를 써낸 다저스가 류현진을 그냥 포기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 LA타임스도 "다저스가 류현진 계약에 실패해 국제적인 위상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를 걷어차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결국 보라스에 대한 다저스 구단의 '견제'로 볼 수 있다. 보라스는 최근 같은 신문을 통해 "류현진이 일본에서 뛰었다면 포스팅 낙찰가는 훨씬 커졌을 것이다. 지금 당장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는 게 나은지, 2년 뒤 FA 자격을 얻은 뒤 이적하는 게 나은지 모르겠다"며 '선공'을 가했다. 류현진 몸값을 후려칠 생각은 하지도 말라는 경고의 표시였다.
캐스틴 사장은 이에 대해 '급한 건 우리가 아니다. 류현진 외에 다른 대안을 구하면 그만'이라며 류현진과 보라스에게 공을 다시 떠넘긴 셈이다. 정식 협상에 앞서 언론을 통해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현실적으로도 보라스가 선뜻 계약서에 사인하는 스타일이 아니라는 점도 이 같은 결정의 배경으로 보인다. 보라스는 보통 협상 마감시한에 임박해서야 계약을 완료하는 경향이 있다. 구단을 끝까지 압박하겠다는 의도다.
조이뉴스24 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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