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피를 말리는 강등 싸움의 긴장감이 시즌 종료 두 경기를 남겨두고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K리그는 올 시즌 처음 강등제를 도입했다. 강제 강등되는 군팀 상주 상무와 함께 리그 최종순위 15위가 불명예 기록의 주인공이 된다.
현재까지 상황은 13위 대전 시티즌(승점 47점, 골득실 -20), 14위 강원FC(43점, -13), 15위 광주FC(42점, -9) 순으로 강등 위기에 몰려 있다. 대전은 28일 열리는 43라운드에서 1승만 올리면 강등 탈출이다. 만약 패하더라도 강원, 광주가 같이 패하면 남은 1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1부리그 잔류 확정이다.
강원과 광주는 그야말로 사생결단이다. 강원이 이기고 광주가 패하면 상황 종료다. 광주가 이기고 강원이 패하면 마지막 44라운드에서 끝을 봐야 한다. 둘 다 이기거나 비겨도 마찬가지다.
두 경기를 앞둔 세 팀 감독들의 심정과 스타일은 제각각이다. 그나마 가장 여유로운 대전의 유상철 감독은 1승만 생각하고 있다. 그는 "경기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아도 장점만 이야기하는 것이 우선이다"라며 그의 별명 '유비'처럼 선수단과의 정서적 유대에 힘을 쏟고 있다.
선수들에게도 부담보다는 칭찬과 격려를 강조하고 있다. 유 감덕은 "지금 생각해야 할 것은 승리뿐이다. 다른 팀의 결과를 따질 필요가 없다"라며 대전 스타일을 유지하는 것이 최선임을 강조했다.
물론 변수도 있다. 유 감독의 계약 문제가 명쾌하게 해결되지 않았다. 지난해 대전 지휘봉을 잡은 유 감독은 올 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종료된다. 대전이 살아남는다면 재계약은 확정적이다. 대전 관계자는 "구단주나 수뇌부의 의견은 내년도 유 감독에게 맡기자는 쪽으로 기울어졌다. 강등만 피한다면 빠른 재계약으로 팀 안정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라고 전했다.
강원 김학범 감독은 유 감독과는 같은 듯 다른 스타일로 선수들을 압박하고 있다. 그는 "경기는 선수들이 하는 것이다. 인제 와서 어떤 새로운 방안을 내놓는 것은 미련한 짓이다"라며 특유의 쿨한 태도를 보였다.
물론 훈련시에는 버럭버럭 고함을 치며 선수들의 잘못된 부분을 지적한다. 하지만, 민감한 시기에는 말 한마디가 선수들의 심리를 자극할 수 있는 만큼 자제중이다. 김 감독은 "시즌 내내 많은 경기를 치러왔다. 스스로 복기해서 잘못된 점을 찾는다면 남은 두 경기는 문제없지 않겠느냐"라며 별 일 아니라는 반응을 보였다.
가장 위험한 상황에 놓인 광주의 최만희 감독은 현실론을 섞어 선수들의 정신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강등이 됐을 때 선수들의 진로 등을 다양한 사회 현상에 빗대 마음을 다잡고 있는 것이다.
효과는 나타났다. 40라운드 성남 일화전에서 광주는 0-3으로 지고 있던 경기를 4-3으로 뒤집었고 뒤이은 인천 유나이티드, 대전전에서도 선제골을 내주고도 동점을 만들며 무승부로 승점을 쌓았다. 죽을 힘을 다해 뛴 결과였다.
광주 관계자는 "감독님이 훈련보다는 주로 선수들의 정신력 강화가 더 효과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지금 와서 기술, 전술 훈련을 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것도 더 잘 알고 있어 내린 방안이다"라며 생존을 위해서 선수단 스스로가 문제의식을 느끼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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