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마음의 부담은 줄었지만 육체적 피로는 더 늘어나게 된 '피겨 여왕'이다.
김연아(22, 고려대)는 1년 8개월 만의 복귀전인 NRW트로피에서 201.61점의 높은 점수를 받아 우승을 차지했다. 올 시즌 여자 싱글 최고점을 받으며 여왕의 화려한 귀환을 알린 것이다.
2014 소치 동계올림픽을 목표로 시동을 건 김연아는 내년 1월 전국남녀피겨스케이팅 종합선수권대회에 나서 국가대표 자격을 얻은 뒤 3월 캐나다 온타리오주 런던에서 열리는 국제빙상연맹(ISU) 세계선수권대회 출전을 준비한다.
NRW트로피에서 김연아가 얻은 교훈은 스핀 보완과 점프의 완성도를 전성기인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다. 특히 이전 시즌까지 스핀은 예술성에만 초점이 맞춰졌지만 ISU의 규칙 개정으로 이제는 기술이 가미된 쉬어갈 수 없는 연기가 됐다.
김연아도 "스핀에서 레벨4를 받는 것이 목표였지만 1~3 정도가 나왔다. 이번 대회를 통해 보완해야 할 것을 확인했다"라며 스핀 연기 보완을 강조했다.
실제 김연아는 플라잉 카멜 스핀에서 레벨3를 받았다. 레이백 스핀이나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도 모두 레벨 3였다. 신혜숙 코치는 "카멜에서는 엣지 사용에서 약간의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 체인지 풋에서도 발을 바꾸는 과정에서 축이 흔들리면서 점프가 인정되지 않은 것 같다"라고 분석했다.
결국은 연습이 해답이다. 올댓스포츠 관계자는 "스핀은 결국 점프에도 영향을 미친다. 김연아 스스로도 더 많은 훈련을 해야 한다고 인식하고 있다. 세계선수권대회까지 단계적으로 훈련량을 조절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연기 완성 외에 김연아가 또 하나 주목해야 할 것은 후배들을 위해 길을 열어주는 것이다. 세계선수권대회는 컷오프 통과 후 24위 안에 드는 선수의 국가에 1장, 10위 이내 성적시 2장의 올림픽 출전권이 주어진다. 우승시에는 3장까지 확보할 수 있다.
올 시즌 그랑프리 시리즈 우승자들이 170~190점대 사이의 점수를 기록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김연아의 세계선수권 상위 입상은 그리 어려워보이지 않는다. 김연아도 "다른 선수에 신경쓰기보다는 내 자신에 집중하겠다"라며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는데 올인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기술이나 표현력 모두 세계 최고로 인정받은 김연아에게는 막중한 책임이 부여됐다. 대한빙상연맹 관계자는 "주니어 선수들의 성장이 고맙기는 하지만 아직 시니어에서는 김연아의 존재감이 크다고 생각한다. 김연아의 연기에 소치 올림픽 출전권이 달린 것도 사실이다"라며 미안함과 고마운 감정으로 김연아를 바라보는 피겨계의 심정을 표현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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