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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환, "공연은 제 명예, 사랑은 인생 1순위"(인터뷰②)


[이미영기자] "이번 공연에는 버는 돈 전체를 쏟아부어요. 객석 95%가 안 차면 마이너스죠."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승환의 관심사는 '26년'의 관객수보다는 공연의 예매율이다.

이승환은 2012년 연말 부산과 서울에서 열리는 '환니발' 콘서트를 수익금 0원에 도전한다. 이는 지금까지 행해온 모든 공연보다 많은 물량 투입과 거대한 스케일, 고 퀄리티를 지향한다는 뜻이다. 이승환이 왜 대한민국 공연의 신인가를 증명하는 공연으로 만들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실제 BEP가 티켓 판매의 90%를 육박하는 막대한 제작비가 투입될 예정이다.

"아낌없는 투자는 이번이 최고죠. 그래도 다른 공연은 직원들 월급 주는 것도 생각하느라 남겼는데. 이번에는 하다보니 규모가 커졌어요. 미장센을 중요하게 생각하다보니 소품들도 디테일해지고."

수많은 공연이 넘쳐나지만, 누가 뭐래도 이승환은 '공연의 신'이다. 무수히 많은 '최초'의 기록을 써왔고, 공연계에 많은 업적을 이뤘다. 무대장치, 음향, 조명 등 다양한 연출 장치와 특수장치 등이 그의 머릿속에서 나왔다. 기술적인 측면은 물론 최장시간 공연 등의 기록도 갖고 있다.

최근 김장훈과 싸이의 일이 불거지면서 그의 공연이 재조명되기도 했던 것은, 현재도 진행되고 있는 수많은 공연의 상당 부분이 그의 공연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 공연의 원조 논란에 그의 이름이 등장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20여년 동안 제가 공연 연출하는 것을 밖에서 이야기 안 했죠. 스태프들이 우선이라고 생각했고, 무대 감독이 있는데 제가 굳이 연출한다고 이야기 할 필요가 없었죠. 얼마 전에 논쟁이 있어 안타깝기도 해서 알려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공연은 제 명예인데, 일반 대중들에게는 폄하되는 부분도 있고, 왜곡되기도 해서요. 쇼를 위한 쇼가 아닌 음악을 위한 쇼가 되어야 해요."

이승환은 "이번 공연에서 제가 하는 것이 '최초'의 시도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새로운 시도는 많다"고 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부추겼다.

사실 이승환은 당분간 공연을 쉬려고 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영화 '26년' 때문에 공연을 놓을 수 없었다. 대형 공연제작사 인터파크가 이승환에게 공연을 제안했고, 출연료 등을 미리 받아 '26년'에 투자한 것.

"연말 공연을 8, 9년을 쉬지 않고 있어서 이번에는 쉬려고 했죠. 인터파크에서 '공연을 쉬면 안 된다'고 해서 하게 됐는데, 함께 일하면서 많은 열정을 배웠어요. 제 공연을 보고 연출을 시작하게 된 분이 계셔서 그만큼 예우를 해주고 있어요. 제가 아이디어를 내면 정보를 수집해서 현실화 시키고. 그래서 제작비가 많이 올라갔죠."

그에게 공연은 곧 명예이기에, 공연을 위한 자기관리가 철저하다. 이를테면 공연을 앞두고는 수개월 간 '음주'에 돌입한다.

"제 공연은 시간이 길고, 액티브하고, 체력적으로 소모가 커서 중압감이 커요. '오늘은 버틸 수 있을까' 생각하죠. 올 여름에 제 공연에서 52곡을 했는데 아직 괜찮더라고요. 공연 때문에 제 신세가 한탄스럽기도 하죠. 좋은 자리, 축하 자리가 있어도 스스로를 절제하면서 살아야 하고. '제대로 된 생활이 맞나'고도 생각이 들고. 그래도 공연은 제게 명예이기 때문에 명예에 누가 되는 것은 하고 싶지 않아요."

1989년 데뷔해 수많은 히트곡을 냈고, 지금까지도 열심히 공연을 하고 있지만 그의 앨범 활동은 휴지기다. 그의 신곡은 공연이 아니면 듣기가 힘들다. 새 앨범에 대해 궁금해했더니 "제게 음반은 취미활동이지, 경제 활동이 아니다"고 말한다. 어쩌면 음악의 진화에 대해 고민하는 뮤지션의 뼈아픈 고백이기도 하다.

"11집 앨범은 '26년'이 600만 들면 할거예요. 앨범이 망해도 손해를 안 볼 정도의 관객이 들어야 해요. 분명 앨범이 망할 거예요. 지금 작업하고 있는 노래들은 발라드가 아니고 락스타일이예요. 파격적이면서 룰을 따르지 않는. 음악 하는 후배도 웃을 정도죠. 내 음악을 듣는 옛날 팬들은 30-40대라 '이게 뭐야'라는 반응을 보이거나 훈련이 필요하고, 십대들은 아예 제가 누군지조차 모르니까 안 들을거고(웃음). 그래도 대중들의 입맛에 맞춰 음악할 생각은 없어요. 제게 음악은 경제 활동이 아니고 취미니까."

이승환은 "내리막 테크를 타고 있다"는 자조 섞인 농담과 더불어 "발라드를 하지 않는 것에 배신감을 느끼는 분들도 있지만 늙은 가수들 중에서 가장 젊은 음악을 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동시에 드러내기도 했다. '40대 가수'지만 내년 일본의 락페스티벌 무대 참여를 계획하고 있을 정도로 '젊은' 뮤지션이기도 하다.

"이 나이에도 락페에 설 수 있다니, 저한테는 고마운 분위기죠. 누군가는 '음악이 후져졌어'라고 하지만 전 그러고 싶었어요. 인기를 얻는 것도 중요하지만 70살이 되서도 젊은 사람들이 환호할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어요."

인생에서 더 얻고 싶은 것은 돈도 명예도 아닌 음악적 성취다. 그러나 음악이 1순위는 아니다. 이승환이 쭉 음악을 할 수 있는 이유를 알 것도 같았다.

"제 인생의 1순위는 여자와의 사랑이죠. 이 말 하면 팬들은 싫어하고 떠나던데. 하하. 음악이 1순위면 재미없을 것 같아요. 공연이든, 음악이든 재미있어야 하잖아요."

'공연의 신' 이승환이 모든 것을 쏟아붓는 연말 공연 '환니발'은 오는 24일과 25일 부산 KBS홀, 30일과 31일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개최된다.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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