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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이 직접 밝힌 계약 과정 "마이너 조항에 화났다"


[정명의기자] 계약 줄다리기의 승부사는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가 아닌 류현진(25)이었다.

LA 다저스 입단이 결정된 류현진은 미국 출국 한 달만인 13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해 직접 계약 과정을 설명했다. 알려진 대로 마감시한 1분여를 남겨 놓고 계약서에 사인하는 승부사 기질을 발휘했던 것이 드러났다.

류현진은 "5~10분을 남겨 놓고 마이너리그 옵션이 포함된 계약을 제시받았다"며 "그 때 화가 나서 한국으로 돌아간다고 했는데 1분 전에 (마이너) 옵션을 뺐다. 마이너 옵션을 뺀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고 전체적인 계약 내용은 괜찮은 것 같다"고 계약 타결 순간을 설명했다.

마이너리그 옵션은 부진할 경우 선수 본인의 의사와 상관 없이 구단이 해당 선수를 마이너리그로 내려보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선수에게는 굉장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옵션이다. 한국 최고의 투수인 류현진에게는 자존심이 걸린 문제이기도 하다.

결국 류현진은 계약 마감시한 1분여를 남겨놓은 시점까지 완강히 버틴 뒤 다급해진 다저스로부터 마음에 드는 조건을 제시받을 수 있었다. 6년간 계약금 500만달러를 포함해 총 3천600만달러(약 390억원)에 이르는 대박 계약을 맺을 수 있었던 것은 류현진의 배포가 크게 작용한 셈이다.

류현진의 계약은 역대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선수 중 세 번째로 높은 연봉이다. 다르빗슈(텍사스, 6년 6천만달러)와 마쓰자카(보스턴, 6년 5천200만달러)가 류현진보다 높은 수준의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에서 바라보는 한국과 일본의 리그 수준이 다르다는 점에서 류현진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최근 미국 현지 언론들의 보도에 따르면 류현진은 내년 시즌 다저스의 3선발로 점쳐지고 있다. 높은 연봉을 받게 된 만큼 기대도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에 대해 류현진은 "어떻게 해서든 (선발 로테이션에서) 더 위로 갈 수 있게 몸을 잘 만들겠다"며 "그래도 3선발 정도면 괜찮을 것 같다"고 말했다.

첫 시즌 목표로 두 자릿수 승리와 2점대 평균자책점을 꼽은 류현진은 더 보완하고 싶은 구질이 있냐는 질문에 "더 발전시킬 것은 없고 있는 구질로 상대하겠다"고 자신의 구위에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류현진의 주무기인 체인지업은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앞으로 류현진은 국내에서 개인훈련을 소화하며 컨디션을 끌어올린 뒤 1월 중순 미국으로 떠날 예정이다. 마운드 위에서 뿐만이 아니라 계약 협상에서도 류현진은 승부사의 면모를 유감없이 드러냈다.

조이뉴스24 인천공항=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사진 최규한기자 dreamerz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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