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감독 "韓배우들과 일하고 싶은 마음 굴뚝같았다"

[권혜림기자] 박찬욱 감독이 단편 영화 '청출어람'으로 국내 관객을 만나는 소감을 말했다.

27일 서울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열린 박찬욱·박찬경 감독의 단편 영화 '청출어람' 쇼케이스에 참석한 박찬욱 감독은 영화 상영 전 무대에 올라 "오랜만에 무대 인사를 해 본다"며 "예전에는 무대 인사 안 하면 안 되나 생각했는데 이번에는 반가운 마음으로 올라왔다"고 밝은 얼굴로 입을 열었다.

그간 니콜 키드먼 주연의 할리우드 영화 '스토커' 작업 등 해외에서 활동을 이어온 박 감독은 "미국에서 영화를 찍는 일이 신선하기도 하고 재미난 경험이기도 했지만 어서 빨리 한국에 와서 한국 배우와 한국 스태프들과 다시 일해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는 말로 한국 동료들에 대한 그림움을 알렸다.

이어 그는 "그래서 이 프로젝트가 제게 왔을 때 덥석 잡았다"며 "그 기대만큼, 날은 추웠지만 현장이 얼마나 행복하고 따뜻했는지 모른다"고 촬영 당시를 떠올렸다. 박찬욱 감독은 "그래서 그런 기분이 영화에도 고스란히 묻어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인사를 마무리했다.

'청출어람'은 소리 연습을 위해 산행에 나선 고집 불통 스승과 철부지 소녀 제자의 어느 특별한 하루를 다루고 있는 작품이다. 명창들이 판소리로 자연의 소리를 노래하면 자연이 그에 화답했다는 전설에서 모티브를 가져왔다. 송강호는 스승 역을 맡아 노인 연기에 도전했고 실제로 소리를 공부한 신예 전효정이 소녀를 연기했다.

박찬욱·박찬경 감독은 파킹 찬스(PARKing CHANce)라는 공동 팀명으로 송강호·전효정 주연의 영화 '청출어람'을 선보이게 됐다. 파킹 찬스는 말 그대로 주차 기회를 노린다는 의미로, 틈새를 공략하는 영화로 실험성과 예술성을 지향한다는 뜻을 담은 팀명이다.

'올드보이' '박쥐' 등을 연출한 데 이어 니콜 키드먼 주연의 영화 '스토커' 개봉을 앞둔 박찬욱 감독과 그 형제 박찬경 감독이 손을 잡았다. 이들은 전작 '파란만장'에 이어 한국 전통문화를 소재로 한 영화를 연출해 눈길을 끈다.

한편 '청출어람'은 아웃도어 브랜드 코오롱스포츠의 40주년을 기념해 기획된 '웨이 투 네이처(Way to Nature)' 필름 프로젝트의 첫 번째 단편 작품이다. 이달 말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