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프로야구 제9구단 NC 다이노스에게 2013년은 역사적인 한 해가 될 것이다. 드디어 1군 무대에 모습을 드러내 형님 구단들과 승부를 펼치는 첫 시즌이기 때문이다. NC 선수들은 본격적으로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위해 마지막 담금질을 하고 있다.
좌완 투수 노성호(24) 역시 그 중 하나다. 동국대를 졸업한 노성호는 '2012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우완 투수 이민호(20)와 함께 NC에 우선지명을 받고 프로에 데뷔했다. 당시 최고액이었던 3억원의 계약금이 그에 대한 기대치를 설명해준다. 신장 182㎝ 체중 89㎏의 당당한 체격에 시속 150㎞에 이르는 강속구를 뿌리는 것이 노성호가 가진 매력이다.
노성호는 NC 마운드의 미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퓨처스리그에서는 18경기에 등판해 6승2패 평균자책점 3.36을 기록했다. 개막 후 3연승 행진을 이어가며 승승장구했지만 가벼운 부상을 입은 뒤 후반기에는 부침을 겪기도 했다.
노성호는 지난 시즌을 돌아보며 "대학 시절보다 한 단계 높은 레벨의 선수들을 상대하며 느낀 점도, 배운 점도 많은 한 해였다"며 "타자들을 상대하는 방법이나 한 타자 한 타자, 공 하나 하나의 중요성을 느꼈다. 신체적으로보다는 정신적으로 성숙해져야겠다는 생각도 했다"고 말했다.
깨달음에는 계기가 있었다. 사령탑 김경문 감독으로부터 호되게 혼난 적이 있었던 것. 노성호는 "평소에는 좋은 말씀도 많이 해주시고 인자하시던 감독님이 불같이 화를 내신 적이 있었다"며 "생각해보니 내가 마운드에 올라가 집중도 제대로 안하고 건성건성 했던 것 같았다. 그 때 '아, 내가 이렇게 하면 안되겠구나'하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후 칭찬에 인색한 김 감독도 "노성호가 훈련하는 자세가 달라진 것은 칭찬할 만한 점"이라고 말했다. 그렇게 노성호는 지난 시즌 프로 선수로서의 자세를 몸과 마음에 새기는 소중한 경험을 했다.
노성호를 보면 떠오르는 투수가 한 명 있다. 좌완에 강속구를 던지며 통통한 몸매까지 흡사하다. 바로 올 시즌부터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에서 뛰게 된 류현진(26)이다. 이 이야기에 노성호는 쑥스러운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노성호는 "그런 선배님과 비교된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다. 죄송스러울 정도"라며 "그건 그냥 폼이 비슷해서 그렇게들 말하시는 것 같다. 폼이 비슷한 것은 내가 따라하기를 한 측면도 있다. 하지만 류현진 선배님의 위기관리 능력, 범타 처리 능력은 꼭 배우고 싶은 부분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노성호 스스로 꼽는 자신의 장단점은 무엇일까. 장점으로 누가 타석에 나오든 주눅들지 않는 배짱을 꼽은 노성호는 "단점은 너무 많다"고 말하며 웃음을 보였다.
노성호는 이번 스프링캠프를 통해 자신의 많은 단점들 중 제구력, 변화구 구사능력을 집중적으로 보완할 생각이다. 대학시절 주무기였지만 최근 그 위력이 무뎌진 슬라이더, 거의 새롭게 배우고 있는 체인지업을 가다듬는 것도 숙제 중 하나다.
배짱이 넘치는 노성호지만 자신의 기량에 대해서는 "처음 몇 경기에는 1군에서 통할지 모르지만 아직 부족한 점이 많기 때문에 전력분석이 끝나면 안 통할 것 같다"며 객관적인 평가를 내놨다. 하지만 노성호는 "분석이 끝나도 통할 수 있도록 하겠다. 스프링캠프에서 진짜 열심히 할 생각"이라고 힘줘 말했다.
선발 경쟁 이야기가 나오자 노성호는 목소리에 더욱 힘을 주며 "대한민국 팀인데 대한민국 남자가 팀의 선발투수가 돼야 한다"며 "외국인 선수가 1선발은 맡는 것은 내키지 않는다"고 말했다.
올 시즌 목표로는 "1군에서 부상 없이 시즌을 마치는 것"이라고 답했지만 '대한민국 남자' 노성호의 목소리에는 '외국인 선수와의 선발 경쟁에서도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가 묻어났다. NC가 왜 그를 프랜차이즈 스타로 키우려고 하는지 충분히 알 수 있게 해준 목소리였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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