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롯데 자이언츠 황재균에게 2012년은 누구보다 더 아쉬움이 많이 남는 한 해였다. 팀도 SK 와이번스에게 밀려 두 시즌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했고, 황재균은 태극마크를 꿈꿔왔지만 이번에도 그 기회는 오지 않았다.
황재균은 포스트시즌을 거쳐 지난해 11월 '아시아시리즈 2012'가 끝난 뒤 내심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나설 대표팀 엔트리에 자신의 이름이 올라가길 기대했다. 주전은 아니더라도 백업 내야수라도 대표팀에 포함되길 바랐다.
그러나 대표팀 명단이 몇 번 교체됐지만 황재균의 이름은 불리지 않았다. 그는 "태극기를 꼭 한 번은 유니폼에 달고 싶었다"고 했다. 주변에서는 황재균이 단 한 차레도 대표팀 선발 경력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고개를 갸웃거린다. 그런데 사실이다. 청소년대표팀에도 선발된 적이 없다.
황재균은 "손아섭과 마찬가지로 대표팀에 뽑혔던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런데 팀 동료 손아섭은 이번 WBC 대표팀에 선발됐고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게 됐다.
황재균은 "(손)아섭이에게 부러운 마음이 들 때도 있다"고 웃었다. 그러나 언제까지 어깨를 아래로 내려뜨리고 있을 수도 없는 상황이다. 마음을 다잡고 새 시즌을 준비해야 한다.
시즌 일정을 모두 마친 황재균은 집이 있는 서울로 올라왔었다. 비활동기간이지만 몸을 쉬게 할 순 없었다. 황재균은 "요가와 필라테스를 주로 했다"고 얘기했다. 유연성을 유지하기 위해서였다.
그런 가운데 롯데는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김주찬과 홍성흔이 각각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로 이적했다. 당장 주축 1, 4번타자 자리에 구멍이 났다. 김주찬이 맡았던 테이블세터에는 황재균의 이름도 후보로 오르내리고 있다.
황재균은 "타순에 대해선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했다. 1, 2번 혹은 중심타선에 들어가게 되더라도 맡은 바 역할에 최선을 다해서 최대 효과를 내도록 노력하겠다는 의미다.
황재균은 2012시즌 팀내 타자들 중에서 유일하게 전경기(133경기)에 출전, 타율 2할7푼2리 51타점 26도루를 기록했다. 김주찬에 이어 팀내 도루 2위다. 황재균이 톱타자감으로 꼽히는 이유다.
그렇다고 펀치력이 떨어지는 건 아니다. 지난해 4홈런에 그쳤지만 황재균은 지난 2009년과 2011년 각각 18, 12홈런을 쏘아올린 경험도 있다. 득점권 타율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지적을 받기도 하지만 분명 큰 경기에 강한 면모도 있었다.
황재균은 타순에 관계없이 올 시즌 30도루는 자신하고 있다. 그는 "최소한 그 수치까지 맞추겠다"고 했다. 김시진 감독이 공격에서 추구하는 '뛰는 야구'에 자신을 맞추겠다는 뜻이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신경쓰는 것이 있다. 바로 수비다. 다른 내야수들과 견줘 강한 타구를 자주 처리해야 하는 3루수를 맡고 있는 황재균은 지난 시즌 15개의 실책을 기록했다.
불명예스럽게도 실책 부문에서 팀내 1위다. 황재균은 "한 번 실수를 하게 되면 심리적으로 흔들려서 연달아 실책을 했던 경우가 있었다"면서 "올 시즌에는 그런 장면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황재균에게 2013시즌은 매우 중요하다. 올 한 해 활약이 소속팀 성적은 물론 2014 인천 아시아경기대회에 나설 대표팀 발탁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그는 "이번에는 대표팀에 기회가 없었지만 다음에는 꼭 참가하고 싶다"고 다시 한 번 목소리에 힘을 줬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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