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지난 2009시즌 롯데 자이언츠는 투수진에 공백이 생겼다. 당시 팀의 에이스 노릇을 하던 손민한이 어깨를 다치는 바람에 선발 로테이션 한 자리가 비었다. 그런데 그 틈을 훌륭히 메운 선수가 있다. 조정훈이 바로 그 주인공이었다.
조정훈은 그 해 14승 9패라는 성적을 거두면서 윤성환(삼성)과 아퀼리노 로페즈(KIA)와 함께 다승 부문 공동 1위에 오르는 깜짝 활약을 펼쳤다. 롯데는 2009년 조정훈을 비롯해 송승준, 장원준(현 경찰청)이 나란히 두 자릿수 승수를 올렸다.
하지만 조정훈의 빛나는 활약은 너무 짧았다. 기대를 모았던 조정훈은 2010시즌 팔꿈치를 다쳤다. 포크볼을 주무기로 사용하는 투수였던 조정훈은 그 구종 때문에 무리가 왔다. 결국 수술대에 오른 그는 군입대를 선택했다.
지난 2일 조정훈은 공익근무요원에서 소집해제돼 다시 롯데로 복귀했다. 팀 사령탑을 새로 맡은 김시진 감독은 "가장 기대하고 있는 선수"라고 조정훈에 대해 언급했다.
조정훈은 부상 이전 150km에 달하는 직구 스피드를 자랑했고 주무기인 포크볼도 140km에 가까울 정도로 위력적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투수 조련에 일가견이 있는 김 감독은 주저없이 조정훈의 이름을 꼽았다.
그러나 현재 조정훈은 물음표를 달고 있다. 부상과 수술 이후 재활단계를 거치는 중이기 때문이다. 2009시즌 활약을 다시 보여줄 수 있을지 미지수다. 김 감독은 "가장 중요한 건 역시 선수가 어떻게 재활 과정을 밟느냐는 것"이라고 했다.
롯데 복귀 후 조정훈은 몰려든 인터뷰 요청을 모두 사양했다. 지금은 때가 아니라는 얘기다. 구단 관계자는 "(조)정훈이가 부담을 많이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3시즌 동안 부상과 군입대로 보여준 게 없는데 지나친 관심이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조정훈은 스케줄에 따라 정해진 재활을 하고 있다. 김 감독은 "조급해하지 말라고 했다"며 "재활을 하면서 통증이 없어지고 공을 예전처럼 던질 수 있다고 해도 무리를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일정에 따라 착실하게 마운드 복귀 준비를 해야 한다는 의미다.
김 감독은 "부상으로 재활을 하는 선수는 자신과의 싸움을 해야 한다"며 "주변에서 어떤 얘기를 해도 자신만이 그 고통을 알 수 있다. 어쩌면 부상을 당했을 때보다 더 힘든 과정에 있다"고 얘기했다. 김 감독이 생각하고 있는 조정훈의 예상 복귀 시기는 7월이다. 이르면 6월에도 가능할 수 있다. 조정훈이 재활을 성공적으로 마친 뒤 투수진에 합류한다면 롯데 마운드 전력은 더욱 탄탄해질 수 있다.
그러나 급하게 서두르면 모든 걸 망칠 수 있다. 김 감독은 "예전과 같은 구속이나 투구를 하지 못한다고 해도 지금은 재활이 중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김 감독은 "(조)정훈이에게도 그렇게 이야기를 건넸다. 재활과 복귀 시기에 여유를 두겠다"고 덧붙였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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