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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차 유망주' LG 황선일 "더 이상 변명은 없다"


[정명의기자] 데뷔 8년차 유망주 LG 트윈스의 황선일이 스프링캠프 출국을 앞두고 굳은 각오를 다졌다.

황선일은 18일 잠실구장에 나와 훈련을 소화한 뒤 짐을 꾸렸다. 오는 20일 사이판으로 떠나는 스프링캠프에 합류하기 위해서다. 황선일은 이번 스프링캠프에 참가하는 7명의 외야수 가운데 당당히 한 자리를 차지했다.

군산상고를 졸업하고 지난 2006년 LG에 입단한 황선일은 벌써 올해로 프로 데뷔 8년차가 됐다. 그러나 아직까지 1군 무대에서 보여준 것이 거의 없다. 2군에서는 좋은 활약을 펼쳤다는 것이 오히려 황선일에게는 아픔이었다. 스스로 핑계거리이기도 했다.

황선일은 지난 2010년 2군 퓨처스리그에서 타율 3할3푼6리에 10홈런 61타점을 기록하며 날카로운 방망이 솜씨를 발휘했다. 그러나 1군에서는 단 4경기에 출전해 5타수 1안타(타율 0.200)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2011년 역시 2군에서는 3할2푼7리 9홈런 57타점으로 좋은 활약을 했지만 1군에서는 기회가 별로 주어지지 않았다. 7경기에 출전해 9타수 2안타(타율 0.222)를 기록한 것이 전부였다.

2군 성적이 1군 성적을 보장하지는 않는다고 해도 기회 자체가 부족했다. 어쩔 수 없었다. 황선일은 LG에 차고 넘치는 좌타 외야수이기 때문이다. 황선일이 2군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던 때 1군에는 이병규, 박용택, 이진영, 이대형, 이택근 등 소위 말하는 '외야 빅 5'가 포진해 있었다. 황선일에게는 기회가 없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구단에서도 황선일의 잠재력을 썩힐 수만은 없었다. 스프링캠프는 물론, 교육리그에도 참가시키며 그의 성장을 도왔다. 그러나 지난 시즌을 앞두고는 미야자키 교육리그에서 어깨 부상을 당하며 8개월간의 재활에 매달렸다. 그 결과 지난 시즌에는 2군에서도 타율 2할3푼5리의 성적에 그쳤다.

황선일 스스로도 지금까지의 상황을 변명거리로 삼아왔다. 황선일은 "기회가 적었다고도, 팀에 좌타 외야수가 너무 많다고도 생각했었다"며 "그러나 그건 다 핑계라는 것을 알았다. 2군에서 성적이 나니까 거기에 안주했던 것 같기도 하다. 결국 내가 경쟁자들보다 더 잘 했으면 됐을 일"이라고 말했다. 이제는 마음가짐이 달라졌음을 알 수 있는 말이다.

황선일에게는 든든한 멘토가 있다. 해병대 출신으로 유명한 포수 윤요섭이다. 신고선수로 SK에 입단해 지난해 LG의 주전포수로 성장하기까지 쉽지 않은 과정을 겪었던 윤요섭은 누구보다 황선일의 마음을 잘 이해하고 있는 선수다.

황선일은 "고민을 많이 하면서 스스로 자질이 없는 것은 아닐지도 생각했는데 (윤)요섭이 형이 자신감을 심어주는 말을 많이 해줬다"며 "내가 잘못된 행동을 할 때는 잔소리도 많이 한다. 이번 스프링캠프 명단을 가지고도 내가 왜 거기 끼어 있는지를 잘 생각해보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번 캠프 명단에는 황선일과 함께 이병규(9번), 박용택, 이진영, 이대형, 이병규(7번), 정의윤 등 외야수 7명이 포함돼 있다. 주목할 것은 황선일을 제외하고 모두 1군 선수라는 점이다. 더구나 정의윤을 제외하면 모두 좌타자들이다. 올 시즌 상황 역시 황선일에게는 호락호락할 리가 없다.

황선일은 "코칭스태프가 나에게 무엇을 원하는지를 생각해보게 됐다"며 "나름대로 타격이 장점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우완 또는 언더핸드 투수가 나오면 대타로라도 확실히 안타를 칠 수 있는 선수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는 자신의 역할을 설명했다.

스탠스를 고정시키지 않던 독특한 타격폼도 바꿔나가는 중이다. 그동안 지금까지의 타격폼을 고수하려고 했던 것이 고집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황선일은 "어떻게 보면 타격폼은 내 자존심이기도 했지만 살기 위해, 달라진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바꾸기로 했다"고 말했다.

캠프에서는 약점이라고 생각하는 수비와 주루를 집중적으로 보강할 생각이다. 황선일은 "방망이는 혼자서도 훈련을 할 수 있다"며 "잠을 더 줄여 남들 잘 때 훈련하면 된다"고 말했다.

더 이상 변명은 없다. 이제 '기회가 적었다'는 생각은 '적었던 기회라도 내가 잡았어야 했다'로 바뀌었다. 아픈 곳 없이 몸 상태도 좋다. 어느덧 프로 8년차 선수가 된 황선일은 몸과 마음을 무장한 채로 스프링캠프에서의 담금질을 기다리고 있다.

◇황선일 최근 3년간 1,2군 성적

▲2010년 2군 : 타율 3할3푼6리 10홈런 61타점 / 1군 : 4경기 타율 2할(5타수 1안타) 1타점

▲2011년 2군 : 타율 3할2푼7리 9홈런 57타점 / 1군 : 7경기 타율 2할2푼2리(9타수 2안타) 1타점

▲2012년 2군 : 타율 2할3푼5리 1홈런 19타점 / 1군 : 3경기 타율 1할2푼5리(8타수 1안타) 1타점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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