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기자] 2012시즌 인천 유나이티드는 K리그에 파란을 일으키며 큰 날개를 달았다.
인천은 지난해 시즌 초반 최하위에서 허덕였지만 후반기에 180도 달라진 모습으로 K리그를 지배했다. 스플릿 시스템 B그룹은 인천의 독주로 시작돼서 인천의 독주로 끝났다. 19경기 연속 무패라는 팀 창단 이래 최다 연속 무패 기록을 세우며 인천은 B그룹 1위를 놓치지 않았다.
그래서 2013시즌 인천을 향한 기대감이 높았다. 인천이 지난 시즌 후반기에 보여줬던 모습을 유지한다면 K리그 클래식 상위 클럽들 역시 긴장을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인천이 올 시즌 K리그 클래식 판도를 흔들어놓을 수 있는 최고의 다크호스로 지목된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인천은 올 시즌이 시작되기도 전에 삐끗거리고 있다. 지난 시즌 19연승을 함께 했던 주축 선수들이 인천을 떠났기 때문이다. 정인환, 이규로, 정혁, 박준태 등 인천의 핵심 멤버들이 팀을 옮겼다. 주축 멤버를 잃은 인천. 그렇기 때문에 인천을 향한 기대감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지난 시즌 중반 감독대행을 맡아서 인천의 비상을 이끈 김봉길 감독은 정식 감독이 됐다. 올 시즌부터 인천에 진정한 김봉길 컬러를 입혀 세상에 내놓으려 했지만 핵심 멤버들의 이탈로 시즌 시작 전부터 머리가 아프다. 최근 김 감독의 흰머리가 눈에 띄게 늘어난 이유다.
그런데 김봉길 감독은 웃었다. 한숨을 내쉬거나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 김 감독은 자신감이 넘치는 미소를 던졌다. 김 감독은 믿는 구석이 있었다. 올 시즌 더 큰 날개를 달 자신감이 있었다.
김 감독은 "인천을 떠난 선수들이 나름대로 팀에 역할을 많이 해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은 남아서 함께 하는 선수들이 중요하다. 나는 항상 선수들을 믿고 있다. 새로 영입한 안재준 등의 선수들이 떠난 선수 역할을 충분히 해줄 것이라 믿는다. 선수들을 믿는 것이 내 신조다"라며 전력 이탈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았다.
인천의 주전 멤버들이 대거 이탈했지만 지난해 주전 선수들과 비주전 선수들의 격차가 크지 않았다는 점이 김 감독의 근심을 덜어주고 있다. 지난해 주전을 차지하지 못했던 선수들이 올 시즌 주전으로 거듭나 인천을 이끌 예정이다. 이들의 힘 역시 인천의 비상을 이끌기에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주장' 김남일도 "우리팀은 선수층이 굉장히 두껍다. 특별히 두드러지는 선수가 없다. 선수층의 실력들이 비슷하다. 어떤 포지션이 빠져나가도 다른 선수들이 메울 수 있다. 지난 시즌 후반기에 힘을 발휘할 수 있었던 이유였다"고 전력 이탈에도 문제가 없음을 설명했다.
김 감독은 또 "스플릿 시스템 A그룹에 진출하는 것이 목표다. 정규리그에서도 상위권을 유지할 것이다. 상위리그에서 서울, 수원, 전북, 울산 등 기업 구단들과 마음껏 겨뤄보겠다. 잘 준비하고 있고 작년 후반기처럼 좋은 모습을 보일 것이다. 축구는 팀 스포츠다. 팀워크가 중요하다. 짧은 패스 위주의 공격축구를 선보일 것"이라고 자신했다.
주축 멤버들이 이탈했지만 김봉길 감독의 이런 자신감이 웃음을 잃지 않게 하고 있다. 핵심 선수들의 이탈에도 인천의 날개는 꺾이지 않았다. 인천은 지난 시즌 경험으로 승리하는 법을 배웠다. 화려한 스쿼드로 이뤄낸 것이 아니었다. 조직력, 정신력, 절실함이 만들어낸 기적이었다. 이런 것들은 올 시즌에 모두 남아 있다. 인천은 그래서 힘찬 날갯짓을 준비하고 있다.
조이뉴스24 /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