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검게 그을린 얼굴에 살도 많이 빠져 있었다. 사이판에서의 훈련이 얼마나 혹독했는지 알 수 있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눈빛만은 흔들림 없이 빛나고 있었다.
사이판에서 1차 스프링캠프를 마친 LG 트윈스 선수단이 7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2차 캠프지인 일본 오키나와로 떠났다. 오지환 역시 1차 캠프에서의 성과를 안고 비행기에 올랐다.
오지환은 사이판에서 유지현 코치와 함께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했다. 지난 시즌에 이어 2년째다. 수비에서의 풋워크와 스텝을 강조하는 유 코치의 집중 조련 아래 오지환은 한 단계 더 성장하기 위한 땀을 흘렸다.
일본 출국을 앞두고 오지환은 사이판에서의 훈련을 돌아보며 "스프링캠프에서는 매년 설레지만 이번에는 그 정도가 더 높다"며 "느낌이 좋다. 노력한 만큼의 성과를 보여주고 싶다"고 자신있는 목소리로 말했다.
오키나와에서는 유 코치 없이 훈련을 소화해야 한다. 유 코치는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코치로 차출돼 사이판에 남아 곧 대표팀이 소집되는 대만으로 건너갈 예정이다. 오지환은 "걱정도 되지만 김민호 코치님이 잘 도와주실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지환은 "유지현 코치님이 수비 쪽에서는 모든 것을 도와주셨다"며 "사이판을 떠나며 코치님께 4년 뒤에는 (WBC에) 같이 나가자고 이야기 했다"고 말하며 웃음을 보였다. 이번 WBC 대회에 출전하고 싶은 생각이 없었냐는 질문에는 손사래를 쳤지만, 4년 뒤에는 꼭 대표팀에 선발되겠다는 의지가 엿보였다.
사이판에서 오지환이 공을 들인 부분은 수비뿐만이 아니다. 타격에서도 스윙 궤적에 변화를 줬다. 찍어치는 다운스윙에서 방망이가 수평을 이루는 레벨스윙으로 변화를 시도한 것. 다행히 아직까지는 결과가 좋다. 청백전에서는 홈런 2개를 터뜨리기도 했다고. 오지환은 "스윙 궤적을 바꾸면서 손목 힘도 좋아진 것 같다"며 "홈런 2방을 치고 나도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어느새 오지환도 프로 입단 5년차 선수가 됐다. 오지환은 "이제는 내가 어느 정도 선수인지 평가를 받을 만한 때가 된 것 같다"며 "실력으로 보여주는 수밖에 없다"고 눈에 힘을 주며 말했다. LG의 주전 유격수로 자리잡은 오지환이 올 시즌에는 어떤 활약을 펼칠지 관심이 모아진다.
조이뉴스24 인천공항=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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