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멀어져가는 직행열차 티켓을 손에 쥘 수 있을까. 인천 전자랜드의 2위 도전이 막바지 프로농구의 관전 포인트로 떠오르고 있다.
전자랜드는 18일 현재 25승17패(승률 0.595)의 성적으로 3위에 올라 있다. 2위 울산 모비스와의 승차는 4.5경기. 올 시즌 12경기만을 남겨 놓고 있는 상황이라 뒤집기에 벅찬 격차지만 전자랜드는 포기하지 않고 있다.
전자랜드는 지난 18일 전주 KCC와의 경기에서 77-55로 승리하며 2연패에서 벗어났다. 그러나 같은날 모비스 역시 원주 동부를 67-62로 꺾고 승차를 유지했다. 두 팀 모두 최근 5경기에서는 3승2패로 주춤하고 있는 상황이다.
좀처럼 2위 모비스와의 승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지만 유도훈 감독과 전자랜드 선수들은 아직 포기하지 않고 있다. 최근 유 감독은 "아직 선수들 사이에서 포기하기에는 이르다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며 "팀을 잘 추슬러 2위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전자랜드가 2위 자리에 욕심을 내는 것은 4강 플레이오프에 직행을 위해서다. 4강에 직행하는 1,2위와는 달리 3위부터 6위까지는 5전3승제의 6강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한다.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1,2위가 3~6위보다 챔프전 우승 확률이 높은 것은 당연한 이야기다.
남은 경기가 얼마 되지 않는 상황에서 4.5경기 차를 뒤집는다는 것은 쉽지 않다. 전자랜드가 남은 12경기에서 전승을 거둔다고 해도 모비스가 남은 11경기에서 8승 이상을 올리면 모비스의 자력 2위가 확정된다. 전자랜드로서는 최대한 승수를 쌓아놓고 모비스의 부진을 기대해봐야 한다.
두 차례 남아있는 맞대결이 2위 자리를 결정하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자랜드는 오는 23일 인천에서 모비스를 상대한 뒤 다음달 19일 적지 울산에서 모비스와 또 한 번 대결한다. 공교롭게도 다음달 19일 경기는 두 팀의 시즌 최종전이다. 남은 경기 결과에 따라서는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2위 자리의 주인공이 결정되는 드라마틱한 장면이 연출될 가능성도 있다.
전자랜드가 희망을 걸고 있는 것은 지난 4차례의 모비스와의 맞대결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1라운드 승리 후 2라운드에서 패한 전자랜드는 3,4라운드에서 연달아 승리를 거뒀다. 남은 두 경기에서도 모두 승리할 경우 단숨에 2경기의 승차를 좁힐 수 있다.
맞대결 성적에서 앞설 경우의 이점도 있다. KBL 규정 상 시즌 성적이 동률일 경우 상대 전적에서 앞서는 팀이 높은 순위를 차지하게 된다. 모비스를 상대로 3승1패를 기록 중인 전자랜드는 남은 2경기에서 1승씩을 주고받아도 상대전적에서 앞서게 된다.
전자랜드의 2위 도전에는 한 가지 딜레마가 뒤따른다. 전자랜드는 주전들의 의존도가 높은 팀이다. 특히 한국 나이로 마흔에 접어든 주득점원 문태종의 체력에 한계가 있다. 2위 싸움에 총력을 다하는 것과 주전들의 체력 안배라는 동시에 충족시키기 어려운 두 가지 과제를 받아들고 있는 것이다.
전자랜드는 모기업의 매각설이 불어닥치며 뒤숭숭한 분위기 속에 시즌 개막을 맞았다. 그러나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선전을 펼치며 꾸준히 상위권을 달리고 있다. 어려운 상황 속 투혼을 발휘하며 최선을 다하고 있는 전자랜드의 2위 도전이 어떤 결과를 남길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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