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혜림기자] 영화 '7번방의 선물'이 1천만 관객을 돌파한 역대 8번째 한국 영화가 됐다. 주연 배우 류승룡은 지난 2011년 '최종병기 활', 2012년 '내 아내의 모든 것' '광해, 왕이 된 남자'에 이어 또 한 편의 흥행작을 내놓으며 충무로 '대세남'임을 입증했다.
류승룡은 국내 최초로 두 편의 영화를 연달아 '1천만 영화' 대열에 올린 배우이기도 하다. 지난 2012년 '광해, 왕이 된 남자'가 1천200만 관객을 모은 지 불과 4개월 만에 '7번방의 선물'이 1천만 관객을 돌파한 것. '7번방의 선물'의 누적 관객수는 지난 23일 오후 8시 경 1천만 명을 넘어섰다. 지난 1월23일 개봉한 지 32일 만에 세운 기록이다.
배우 설경구가 '실미도' '해운대'로, 김인권이 '해운대' '광해, 왕이 된 남자'로 각각 두 편의 1천만 영화에 출연했지만 류승룡과 같이 연이은 기록은 아니었다. 오달수는 목소리 연기를 펼쳤던 '괴물'을 제외하면 '도둑들'과 '7번방의 선물'로 두 편의 1천만 영화를 선보였지만 역시 연속 기록 달성에는 실패했다.
최근 작품들에서 각기 달라도 한참 다른 캐릭터들을 맛깔지게 소화한 류승룡은 '7번방의 선물'에서 또 한번의 연기 변신을 시도했다. '최종병기 활'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장수 쥬신타로, '내 아내의 모든 것'에서는 범접할 수 없는 독특한 매력의 카사노바로 분한 그는 '광해, 왕이 된 남자'의 도승지 허균을 거쳐 '7번방의 선물' 속 '바보 아빠' 용구를 연기했다.
6세에서 지능이 멈춘 '딸 바보' 아버지를 연기한 그는 카사노바 장성기, 날카로운 눈빛의 허균과는 180도 다른 모습으로 관객의 시선을 모았다. 몇달 새 '전혀 다른' 두 명의 류승룡을 만난 관객들은 배우의 연기력에 전폭적인 신뢰를 갖게 됐다.
'7번방의 선물'에서도 그의 활약은 단연 빛났다. 아이처럼 해맑은 눈빛과 표정은 물론, 류승룡이 용구와 비슷한 특성을 지닌 청년을 만나 직접 연구했다는 말씨와 버릇 등은 캐릭터의 모습을 실남나게 그려냈다.
표현하기에 따라 자칫 과장된 이미지로 불편함을 안길 수 있는 캐릭터였지만, 그는 "당사자나 가족이 상처받지 않길 바랐다"는 언급대로 현실감 있는 연기를 선보였다.
지난 2012년 11월 류승룡은 '내 아내의 모든 것'으로 청룡영화상 남우조연상을 수상해 2년 연속 남우조연상 수상의 영예를 안기도 했다. 그에 앞선 10월에는 대종상영화제에서 '광해, 왕이 된 남자'로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지난 1월 열린 제4회 올해의 영화상에서도 남우조연상을 거머쥐었다. 화려한 수상 내역이 최근 그의 활약상을 입증한다.
'7번방의 선물' 개봉을 앞두고 지난해 12월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류승룡은 '광해, 왕이 된 남자'로 얻은 '1천만 배우' 타이틀 앞에서도 겸손함을 잃지 않았다. 그는 "늘 하던대로 했다. 기회가 왔을 때 욕심이 생기면 오히려 기회를 그르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평정심을 잃지 않고 하던대로 하는 것이 가장 좋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자타공인 연기력으로 무대와 스크린을 누비다 40대에 전성기를 맞은 류승룡은 자연스럽게 '대기만성'이라는 성어를 연상케 하는 인물이다.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 속에서도 '평정심'을 잃지 않을 그의 행보에 더욱 큰 관심이 쏠린다.
한편 류승룡은 충무공 이순신의 생애를 소재로 한 대작 '명량:회오리 바다'로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사진 조이뉴스24 포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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