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SK 박정권은 스프링캠프에서 휴대전화를 애지중지한다. 두 달여 동안의 해외 전지훈련 동안 휴대전화에 담긴 가족의 사진을 보고 또 보며 그리움을 달랜다.
그런데 박정권의 휴대전화에 담긴 보물이 또 있다. 바로 '돌아가고 싶은' 2009년의 타격폼 영상이다. 박정권은 이 타격 영상을 수시로 꺼내보며 당시 느낌과 폼을 되찾으려 애쓴다.
박정권의 이번 스프링캠프 목표는 '잃어버린 타격폼을 찾는 것'이다. 박정권은 "2009년의 타격폼이 그립다. 그 땐 정말 잡생각 없이, 시원하게 돌렸다"고 돌아봤다. 2009시즌 박정권의 성적은 타율 2할7푼6리(446타수 123안타) 76타점이었다. 이듬해는 타율 3할6리(431타수 132안타) 76타점을 기록하면서 팀의 중심타자로 맹활약했다.
그러나 2011시즌부터 성적이 내림세를 탔다. 타율 2할5푼2리(453타수 114안타) 53타점으로 내려앉은 뒤 지난해에는 타율 2할5푼5리(416타수 106안타) 59타점으로 부진했다. 홈런도 2009년 25개를 터뜨린 뒤 이후 18개, 13개, 12개로 매년 줄었다. 타격폼을 수정하며 2년을 보냈다. 박정권은 "지난 시즌은 돌아보기도 싫다"고 했다.
타격 부활을 노리는 박정권의 캠프는 치열하다. 다른 선수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버리는 연습을 한다는 점이다. "새로운 것을 얻기 위함이 아닌, 잃어버렸던 것을 찾고 있다. 지금은 내 스윙을 찾는 중이다." 지난 2년 동안 시행착오를 겪으며 수차례 바꿨던 타격폼을 머릿속으로 정리하면서 2009년의 느낌을 되찾는 과정이다.
그는 올 시즌에도 SK의 주장을 맡았다. 지난해 나란히 부진했던 동료 박재상, 정근우와는 "다시 일어서자"는 약속을 수시로 주고받는다.
박정권의 올해 목표는 20홈런이다. 그는 "올해 유난히 책임감이 크다. 그러나 욕심은 아니다. 기본으로 돌아가겠다"며 "내 스윙을 찾아 다시 2009년의 성적을 재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조이뉴스24 한상숙기자 sk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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