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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 특집]'10년 암흑기' LG, 'New decade'의 시작


[정명의기자] '6-6-6-8-5-8-7-6-6-7'

지난 10년간 LG 트윈스가 기록한 순위의 배열이다. 단 한 번도 4위 안에 들지 못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LG판 '잃어버린 10년'이다.

알 사람들은 다 안다. 10년 동안 가을야구를 하지 못한 것은 한국 프로야구 '신기록'이다. 그 어느 팀도 이토록 오랫동안 암흑기를 겪지 않았다. LG와 한동안 침체기를 함께했던 롯데조차 최근 5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하며 강팀으로 거듭났다.

이것저것 해보기도 많이 해봤다. 먼저 구단으로서 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변화인 감독 교체가 잦았다. 암흑기가 시작된 2003년부터 올 시즌까지 무려 6명의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다. 해태의 근성을 기대했던 이순철 감독, 섬세한 작전야구의 김재박 감독, 화수분야구를 꽃피웠던 박종훈 감독 모두 실패를 맛보며 자리를 떴다.

선수 영입에도 공을 들였지만 큰 효과는 없었다. 이른바 '먹튀'라고 불리는 실패 사례들만 늘어갔다. 그 사이 유망주 육성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해 무너진 전력을 바로잡지 못했다. 비효율적인 선수 끌어모으기로 인해 기회를 얻지 못하던 유망주가 타구단으로 옮겨간 뒤 재능을 활짝 꽃피우는, LG로선 배아픈 상황도 자주 연출됐다.

그동안 지겨울 정도로 많이 들려온 이야기들이다. 선수들의 어깨와 마음을 무겁게만 만들어온 이야기들이다. 이제는 그만 들을 때도 됐다. 그래서 올 시즌이 중요하다. 지난 10년의 암흑기를 잊고 새로운 10년을 시작해야 한다.

사령탑 김기태 감독에게도 중요한 시즌이다. 지난 시즌 7위에 그쳤던 것은 초보감독이라는 면죄부가 주어졌지만, 감독 2년차가 된 올 시즌에는 이야기가 다르다. 김 감독 스스로도 "올 시즌 시작은 지난해에 비해 훨씬 좋다"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다행스러운 점은 김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지난 시즌부터 LG에 조금씩 변화의 징후가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일단 무분별한 선수 영입이 없다. 지난 시즌 아무런 보강이 없었던 LG는 올 시즌을 앞두고는 꼭 필요한 포지션인 투수 정현욱을 FA로 영입했다. 나머지 포지션에서는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며 성장을 유도하고 있다.

과감한 결단도 눈에 띈다. 1990년 LG로 팀 이름을 바꾼 뒤 한 번도 성사되지 않았던 삼성과의 트레이드를 지난해 말 단행한 것. 22년간 계속돼 온 금기를 깨면서 현재윤을 영입, 약점이던 포수진을 보강했다. 이 밖에 2군 선수들에게도 언제든 기회가 주어진다는 인식이 퍼지며 팀 전체적인 훈련 분위기가 활기를 띠고 있다.

하지만 올 시즌에도 현실은 결코 녹록지 않다. 개막을 눈 앞에 둔 시점에서 전문가들은 LG의 4강행을 긍정적으로 바라보지 않는다. 3강 유력 후보로 꼽히는 삼성-KIA-두산을 제외하면 남는 자리는 딱 하나. 그 자리를 두고 LG는 SK, 롯데, 넥센 등과 경쟁해야 한다.

객관적인 전력 면에서도 경쟁 팀들에 앞선다고 보기는 어렵다. 타격과 불펜이 나름대로 경쟁력을 갖추고 있지만 선발투수진에 변수가 많다. 최근 몇 년간 보여온 5~6월까지 좋은 성적을 내다가 무더위가 시작되면 고꾸라지는 고질병도 극복해야 할 부분이다.

개막 전의 예상이 항상 들어맞는 것은 아니다. LG 선수들은 겨우내 훈련을 통해 가을야구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쌓았다. 사령탑 역시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LG 가을야구의 상징, 유광점퍼를 준비해도 되냐는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새로운 10년(New decade)을 준비하고 있는 LG 트윈스. 팬들은 올 시즌도 어김없이 희망을 갖고 개막을 기다리고 있다.

◇LG 트윈스 최근 10년간 성적

▲2003년 : 60승2무71패(6위) *이광환 감독 부임▲2004년 : 59승4무70패(6위) *이순철 감독 부임▲2005년 : 54승1무71패(6위)▲2006년 : 47승4무75패(8위) *이순철 감독 사퇴, 양승호 대행▲2007년 : 58승6무62패(5위) *김재박 감독 부임▲2008년 : 46승80패(8위)▲2009년 : 54승4무75패(7위)▲2010년 : 57승5무71패(6위) *박종훈 감독 부임▲2011년 : 59승2무72패(6위)▲2012년 : 57승4무72패(7위) *김기태 감독 부임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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