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한화 이글스의 시즌 출발이 지난해와 비슷하다. 개막 후 3경기를 모두 패했다는 점이 같다. 아직은 두고봐야겠지만 불안한 출발이라는 점에서는 지난해와 다를 바가 없다.
지난해 한화는 류현진, 박찬호, 양훈 등으로 괜찮은 선발 요원을 갖추고도 최하위에 머물렀다. 개막 3연패를 시작으로 4월 5승12패(승률 0.294)라는 최악의 출발을 한 것을 극복해내지 못한 결과였다.
선수구성 면에서 지난해보다 나아진 점이 별로 없기 때문에 올 시즌에 한화는 더욱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기도 한다. 그러나 분명 지난해와는 달라진 점이 눈에 띈다. 깊은 한숨 속 찾을 수 있는 희망적 요소들이다.
가장 큰 차이점은 중심타선의 중량감이다. 사실 올 시즌 전력보강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김태완과 정현석이 군복무를 마치고 복귀했다. 실전 공백과 1군 무대 적응에 물음표가 붙었을 뿐 분명 전력에 도움이 되는 선수들이다.
이 둘은 나란히 그 물음표를 떼어버렸다. 특히 김태완은 군복무 이전보다 오히려 나은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3경기 성적은 타율 4할2푼9리(14타수 6안타) 4타점이다. 2루타도 2개 있다. 정현석도 3경기 연속 안타를 때려내며 타율 2할5푼(12타수 3안타)을 기록 중이다.
김태완이 정상 컨디션으로 합류하면서 김태완-김태균-최진행으로 이어지는 한화의 중심타선은 타구단에 결코 밀리지 않는 위용을 갖췄다. 세 선수는 벌써 11타점을 합작해내고 있다. 3경기에서 한화가 얻은 15점의 73%가 넘는다.
최진행이 개막부터 제 몫을 해내고 있다는 점도 지난해와 크게 달라진 점이다. 지난해 최악의 출발은 부실한 마운드 탓도 있었지만 최진행의 부진도 크게 한 몫을 했다. 최진행은 4월 한 달간 타율 8푼8리(34타수 3안타)의 극심한 부진을 겪으며 2군행을 통보받기도 했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3경기를 치른 시점에서 타율 3할3푼3리(12타수 4안타) 2타점 2루타 2개를 기록하며 든든한 5번타자로 나서고 있다. 지난해부터 기대했던 김태균과의 시너지 효과가 이제서야 나타나고 있는 것. 여기에 김태완까지 가세했다. 지난해 퓨처스리그 타격왕 정현석의 컨디션만 좀 더 올라온다면 과거 다이너마이트 타선의 재현도 바라볼 수 있다.
또 하나 다른점은 라인업에서 차지하는 신예들의 비중이다. 지난해 4월 한화의 라인업에서는 신선함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고동진-한상훈-장성호-김태균-최진행-이대수-강동우-최승환-이여상이 개막 2연전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시즌 중반부터 오선진이 주전 3루수 자리를 차지했을 뿐 눈에 띄는 새얼굴의 발굴은 없었다.
물론 지난해 한화는 리빌딩에 100% 집중할 수 있는 사정이 아니었다. 김태균과 박찬호가 가세하면서 성적에 대한 부담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한대화 전 감독의 계약 마지막 시즌이라는 점과 맞물려 당장 성적을 내야하는 선수 기용이 이뤄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포수 한승택과 내야수 조정원 등 신인이 두 명이나 선발 출전의 기회를 잡았다. 마운드에서도 2년차 임기영, 신인 이충호가 1군 엔트리에 진입하며 젊은 세를 과시하고 있다. 연패 속에서도 미래를 향한 희망을 찾을 수 있는 부분이다.
명장 김응용 감독이 부임해 왔지만 겉으로 드러나는 한화의 성적은 지난해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그러나 그 이면을 살펴보면 분명 달라진 점이 눈에 띈다. 비록 3연패로 시즌을 출발했지만 일찍 절망감에 사로잡힐 필요는 없는 한화 이글스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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