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기자] FC서울이 리그 첫 승도 못 올리며 최대 위기에 봉착했을 당시에도 최용수 서울 감독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띠었다.
최 감독은 분위기를 완벽하게 바꿔놓을 수 있는 '반전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에 팀이 어려운 가운데서도 여유를 잃지 않았다. 곧 치를 두 경기에서 좋은 성과를 얻는다면 분명 반전의 기회가 올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최 감독은 자신 있었다. 그래서 서울의 위기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았다. 조급해하지 않았다.
최 감독이 쓴 반전 시나리오의 서막. 바로 대구FC와의 K리그 클래식 8라운드와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E조 5차전 장쑤 순톈(중국)전이었다. 이 두 경기는 서울의 올 시즌 흥망을 결정할 정도로 중요한 경기였고, 서울은 승리를 놓칠 수 없었다. 두 경기 결과마저 좋지 못하다면 서울은 일어설 수 없을 정도로 추락할 수밖에 없었다.
대구전에서 K리그 클래식 첫 승을 따내고 장쑤전에서 승리해 챔피언스리그 16강 진출을 조기 확정짓는다면 서울의 팀 분위기는 급변할 수 있었다. 또 서울을 바라보는 차가운 시선도 달라질 수 있었다. 최 감독은 시나리오의 구상을 끝냈고 그 시나리오를 세상에 내놓았다. 그리고 시나리오와 정확히 일치하는 현실을 만들어냈다.
서울은 지난 20일 대구와의 K리그 클래식 8라운드에서 4-0 대승을 거뒀다. 최근 침묵했던 데몰리션(데얀+몰리나)이 살아났고, 시즌 첫 무실점 경기도 일궈냈다. 최 감독의 예상대로 서울은 공격과 수비에서 완벽한 경기를 펼쳤다.
그리고 24일 중국 난징 올림픽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챔피언스리그 E조 조별예선 5차전 장쑤전. 험난한 중국 원정이었지만 서울은 승점 3점을 얻었다. 이번 경기 역시 무실점 승리였다.
고명진과 윤일록의 연속골로 장쑤에 2-0으로 승리한 서울. 3승1무1패, 승점 10점을 기록한 서울은 남은 1경기와 상관없이 16강 진출을 조기 확정했다. 이번 시즌 챔스리그에 출전한 K리그 클래식 4팀 중 유일하게 16강행을 조기 확정한 서울이다.
최 감독의 반전 시나리오 서막은 완벽하게 맞아 떨어졌다. 대구와 장쑤전에서 잇따라 승전고를 울렸다. 서울은 다시 '디펜딩 챔피언'의 위용을 찾아가고 있고 아시아 무대에서도 K리그 클래식의 자존심을 지켜내고 있다.
최 감독은 장쑤전 승리 후 "조 1위를 확정지었지만 흐름이라는 것이 있다. 뭐라고 말하기보다는 현재의 흐름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선수들은 누가 나와도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잘 해낼 것이다. 오늘 경기가 끝났으니 당장 주말에 있을 리그 경기에 대비할 것이다. 우리 선수들은 자신감이 붙었다. 팬들이 기뻐할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제 최 감독은 그 다음 단계의 반전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있다. 바로 K리그 클래식에서의 연승 행진이다. 오는 28일 서울은 강원FC를 홈으로 불러들여 K리그 클래식 9라운드를 치른다.
최 감독의 다음 시나리오는 예상하기 쉽다. 강원전 승리로 3연승을 거두고, 3경기 연속 무실점 경기를 하는 것이다. 또 동네북이 아닌 '디펜딩 챔피언'으로서 위력을 떨쳐 다시 K리그 클래식 무대를 휘젓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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