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올 시즌 최고 피칭을 펼친 류현진(26, LA 다저스)에 대해 뉴욕 메츠 선수들은 놀랍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특히 류현진 제3의 무기로 부상한 슬라이더의 위력에 탄복하는 모습이었다.
메츠의 중심타자로 9회말 추격의 솔로홈런을 쳐낸 아이크 데이비스는 경기 뒤 현지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류현진을 처음 봤는데, 2가지 종류의 슬라이더를 구사한다. 공이 꽤 지저분했다"며 "하나는 홈플레이트를 수평으로 가로지르고. 또 하나는 낙폭이 크다. 우리가 3안타 밖에 치지 못한 것 같은데, 하나는 방망이가 부러진 타구였고, 하나는 우축으로 날아간 힘없는 라인드라이브성 타구였다. 류현진의 힘을 일찍 소진시키는 데 실패했다"고 말했다.
류현진은 그렇지 않아도 올 시즌 주무기인 체인지업과 직구에 새롭게 가미한 슬라이더로 재미를 톡톡히 보고 있다. 한국에서는 좀처럼 구사하지 않은 구질이지만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비장의 무기로 구사하고 있다. 공이 날카롭게 휘면서 묵직하게 떨어져 타자들이 무척 까다로워하고 있다. '비장의 무기' 슬라이더를 장착하면서 류현진은 자신에게 붙은 '투피치 피처'라는 딱지를 떼는 데 성공했다.
테리 콜린스 메츠 감독 역시 류현진의 변화구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체인지업을 매우 효과적으로 구사했고, 슬라이더도 뛰어났다"며 "(류현진을 무너뜨릴) 몇 차례 기회가 있었지만 그러질 못했다"고 꼼짝 못하고 당했음을 시인했다.
눈부신 쾌투로 지난 22일 볼티모어전 6이닝 8안타 5실점 부진을 깨끗이 만회한 류현진은 뉴욕 한인 교포들의 성원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뉴욕에 한인이 많다는 걸 알고 있었다"며 "오늘 경기에서 확실히 큰 힘이 됐다"고 고마워했다.
이날 류현진은 6회 공 32개를 던지면서 흔들렸다. 1점차 리드를 날리면서 자칫 역전 위기도 맞았다. 하지만 곧바로 위기를 극복한 뒤 7회까지 마운드를 지켰다. 연일 계속되는 등판으로 불펜이 소진된 다저스에 큰 도움이 됐다.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도 이 점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지난 4경기 동안 우리팀 불펜은 모두 18이닝을 던졌다. 무리를 한 상태였다"며 "류현진을 7회에도 내보낸 건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다행히 류현진이 더 던질 수 있다고 말해줬다"며 "우리에겐 아주 중요한 승리를 했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조이뉴스24 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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