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두산 베어스가 옛 사령탑, 그리고 동료와의 대결에서 역전승을 거두며 연승 가도에 올라섰다.
두산은 26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8-4로 승리했다. 2연승을 달린 두산은 4위 자리를 지켰고 7연패에 빠진 NC는 여전히 최하위에 머물렀다.
이날 경기는 NC 김경문 감독과 두산과의 첫 정규시즌 맞대결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공교롭게도 NC의 선발 역시 두산에서 프로 데뷔해 NC로 이적한 이재학이었다. 김경문 감독은 지난 2004년부터 2011년까지 무려 8년이나 두산 지휘봉을 잡고 있었고, 이재학도 2년간 두산에 몸담았다.
선취점은 NC의 몫이었다. NC는 1회말 선두타자 김종호가 볼넷으로 출루한 뒤 2루 도루에 성공하며 찬스를 잡았다. 후속타자들에 의해 2사 3루가 된 상황에서 이호준이 좌익선상 2루타를 터뜨리며 팀에 1-0 리드를 안겼다.
이재학은 친정팀 타선을 상대로 2회까지 무실점을 기록했다. 1회초를 삼자범퇴로 처리한 뒤 2회초에는 2사 1,3루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박세혁을 2루수 땅볼로 잡아내며 실점을 막았다.
그러나 두산 타자들도 더는 당하지 않았다. 3회초 이재학이 스스로 무너진 점을 놓치지 않았다. 손시헌과 민병헌의 안타와 송성흔의 볼넷으로 2사 만루를 만든 뒤 오재원의 몸에 맞는 공, 이원석의 볼넷이 이어지며 밀어내기로만 2점을 뽑았다. 2-1 역전. 이재학은 4이닝 2피안타 6사사구 2실점을 기록한 채 마운드를 내려갔다.
NC도 쉽게 물러나지는 않았다. 이번에도 4번타자 이호준의 방망이가 불을 뿜었다. 4회말 선두타자로 등장한 이호준은 두산 선발 이정호를 상대로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대형 솔로포를 터뜨렸다. 스코어는 2-2 동점이 됐다.
팽팽하던 경기의 균형추는 엉뚱한 곳에서 기울고 말았다. 6회초 2사 1,3루에서 이종욱의 평범하디 평범한 뜬공을 좌익수 조평호가 잡아내지 못한 것. 그 사이 3루에 있던 이원석이 홈을 밟았다. 또 한 명의 두산 출신 투수인 고창성은 안타 2개를 내주고 2사 1,3루에서 강판, 실점의 빌미를 제공하고 말았다.
두산이 8회초 이종욱의 적시타로 한 점을 보태 4-2로 달아났지만 NC도 8회말 이호준의 투런 홈런으로 다시 4-4 동점을 만들었다. 이제 경기 주도권은 극적인 홈런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NC가 쥐는 듯했다.
하지만 신생팀 NC는 뒷심이 부족했다. 이번에도 좌측 외야에서 아쉬운 수비로 대량 실점의 단초를 제공했다. 선두타자 오재원의 뜬공을 바뀐 좌익수 박상혁이 잡아내지 못하고 2루타를 만들어 준 것. 깊숙하긴 했지만 못 잡을 정도의 타구는 아니었다.
예상치 못한 출루를 허용한 NC 마무리 김진성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2루 견제 실책으로 무사 3루에 몰린 뒤 이원석, 허경민에게 연속 볼넷을 내주며 만루를 채웠다. 계속되는 수비 실수가 좋았던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은 꼴이었다.
찬스를 놓칠 두산이 아니었다. 양의지가 단번에 승부를 가르는 만루홈런을 터뜨리며 8-4가 됐다. 그걸로 승부는 끝이었다. 김경문 감독은 그렇게 친정팀과의 첫 맞대결에서 쓰디 쓴 패배의 잔을 들이키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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