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SK 와이번스의 복덩이 외국인 투수 크리스 세든의 글러브에는 한자가 한 글자 새겨져 있다. 믿을 신(信) 자다.
올 시즌부터 SK에서 뛰게 된 세든은 정규시즌부터 신 자가 새겨진 글러브를 끼고 나와 경기를 치르고 있다. 이 글자에는 특별한 의미가 담겨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바로 외동딸 페이스 세든을 뜻하는 글자였다.
페이스(Faith)는 한국말로 번역하면 신앙, 믿음 등을 의미한다. 한자 '믿을 신' 한 글자로 표현할 수 있는 이름이다. 세든은 가장 눈에 잘 띄는 글러브의 웹(web) 바깥쪽에 큼지막하게 딸의 이름 한자로 번역한 글자를 새겨 넣었다.
한국에 오기 전 미국에서만 선수 생활을 했던 세든에게 한자는 생소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어째서 세든은 자신의 글러브에 한자로 '신'자를 새겨 넣은 것일까.
사연은 이렇다. SK 입단 후 한국 선수들이 글러브에 다양한 한자를 새겨 넣은 것을 발견한 세든이 궁금해 이유를 물었다. 한국 선수들은 한자에는 다양한 의미가 있고, 각자 필요한 글자를 넣는다고 설명했다.
이에 세든은 딸의 이름을 표현하는 한자가 있는지를 물었고 구단 통역을 통해 '믿을 신'이 딸의 이름 페이스(Faith)와 뜻이 같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리고 곧바로 글러브에 외동딸의 이름을 새겨넣게 된 것이다. 딸과 함께 마운드에 서고 싶다는 부성애가 만들어 낸 글러브인 셈이다.
세든은 27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도 딸의 이름이 새겨진 글러브를 끼고 선발 마운드에 올랐다. 앞선 네 차례의 등판에서 1승2패 평균자책점 2.33이라는 준수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던 세든은 이날 역시 호투를 펼쳤다. 7.2이닝 동안 120개의 공을 던지며 6피안타 6탈삼진 1실점(비자책)을 기록한 것. SK는 세든의 호투를 앞세워 4-1 승리를 거뒀다. 세든은 2승을 챙겼다.
경기 후 세든은 "스트라이크를 많이 던져 타자들의 방망이를 이끌어내려고 했는데 잘 맞아 떨어졌다"며 "오늘 가족들이 응원하러 구장을 찾았는데 가족들에게 좋은 선물이 된 것 같다"고 2승째를 거둔 소감을 전했다.
승리 소감에서도 알 수 있듯 세든은 무척 가정적인 선수다. 한 살배기 딸에 대한 애정 또한 남다르다. 세든의 오른손에 낀 검정 글러스에 새겨진 노란색 한자는 다름아닌 그의 '딸 사랑'이 담긴 표현이었다.
조이뉴스24 문학=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