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KIA 파이팅 하라고 전해주세요."
SK 김상현의 새 팀 '적응력'이 화제가 됐다. SK가 10점 차를 뒤집고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던 8일 문학 두산전. 경기 후반 SK의 맹추격으로 박빙의 접전이 펼쳐지고 있을 때 김상현이 최윤석을 붙잡고 조언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다음날 이만수 감독은 "온 지 이틀밖에 안 된 김상현이 후배들을 위해 열심히 응원하고, 조언도 해주더라"라며 흐뭇해했다. 최윤석은 이날 2안타를 때렸다.
김상현은 "조성우, 최윤석 등 오른손 타자에게 조언한 것이다. 구체적인 방법이 아니라 '이렇게 응용하면 이런 볼을 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는 내용이었다"며 자신의 행동이 화제에 오른 것을 쑥스러워했다.
김상현의 프로야구 인생은 파란만장했다. 2001년 KIA에 입단해 이듬해 LG로 트레이드됐고, 2009년 다시 KIA로 복귀했다. 이적 첫 해 홈런-타점왕과 함께 KIA 우승을 이끌며 MVP까지 받았지만 결국 이번에 다시 트레이드로 팀을 옮겨야 했다.
한 번 더 이적생이 된 김상현은 "각오가 남다르다"고 했다. SK 적응도 오래 걸리지 않았다. 벌써 후배들이 조언을 구할 정도로 새 팀에 빨리 녹아들고 있다.
정작 김상현의 고민은 전혀 다른 곳에 있었다. KIA의 뚝 떨어진 득점력 문제였다. 공교롭게도 김상현이 SK로 이적한 뒤 KIA는 롯데전 2연패를 당했다. 물올랐던 방망이가 두 경기서 단 1득점에 그쳤다. 반대로 김상현은 이적 후 첫 경기였던 7일 두산전부터 홈런을 때리며 주목받았다. 김상현은 "내가 저주를 내린 것 같다고 하더라"며 웃었다.
SK는 오는 14일부터 광주에서 KIA와 만난다. 김상현에겐 이전 소속팀 및 동료와의 첫 만남이다. 이번에도 그는 팀 후배들에게 KIA 공략법을 전수할까? 김상현은 고개를 크게 저었다. "절대 아니다. 내 말에 신경을 써 자기 스윙을 못할 수 있다. 데이터대로 하는 게 훨씬 낫다. 나도 마찬가지다. 서로 워낙 잘 알아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르겠다."
김상현은 "새 팀에 오니 기분이 다르다. 나를 믿어주고 배려해주니 나도 더 잘해야겠다는 마음이 커졌다. 안타를 못 쳤다고 달라지는 건 없다. 계속 주어지는 기회를 살리려고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더불어 "KIA 파이팅 하라고 전해주세요"라는 인사도 잊지 않았다.
조이뉴스24 한상숙기자 sk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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