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국민타자' 이승엽(36, 삼성)이 대기록을 눈 앞에 두고 있다. 한국 프로야구 역대 최다 홈런 신기록까지 4개만 남았다.
이승엽은 지난 11일 KIA와의 경기에서 시즌 3호 솔로포를 터뜨렸다. 이 홈런으로 이승엽은 통산 348개의 홈런을 기록, 양준혁(은퇴)의 한국 프로야구 역대 최다 홈런인 351개에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
이승엽은 한국을 대표하는 홈런타자다. 현재로서는 양준혁이 통산 홈런 랭킹 1위에 올라 있지만 이승엽이 일본에서 8년간 뛰며 자리를 비웠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승엽이 일본에서 터뜨린 홈런은 159개. 한-일 통산 홈런 수는 무려 507개에 이른다.
이승엽의 신기록 달성은 시간 문제다. 5월 들어 타격감이 살아나고 있다는 것도 이승엽의 기록 달성에 청신호가 되고 있다. 이승엽은 5월에만 3할2푼1리(28타수 9안타)의 타율을 기록 중이다. 올 시즌 안으로 4개의 홈런을 추가하는 것은 이승엽에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
좌완투수로 각광받으며 삼성에 입단한 이승엽은 부상으로 인해 타자로 전향했다. 그러나 '타자 이승엽'은 될성부른 떡잎이었다. 프로 데뷔 시즌이던 1995년부터 13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거포로서의 가능성을 확인시킨 것. 이승엽의 홈런 시계는 그렇게 처음 돌아가기 시작했다.
1996년 9홈런에 그쳤던 이승엽은 1997년 32개의 홈런으로 홈런왕 타이틀을 따내며 본격적으로 홈런 타자의 탄생을 알렸다. 1998년 38홈런에 이어 1999년에는 54홈런으로 프로야구 사상 첫 50홈런 고지를 넘어섰다. 이후 이승엽은 2000년 36개, 2001년 39개, 2002년 47개 등 꾸준히 홈런을 양산해냈다.
2003년은 이승엽으로 인해 야구팬들에게 잊을 수 없는 한 해가 됐다. 이승엽이 56개의 홈런으로 아시아 한 시즌 최다홈런 신기록을 수립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이룰 것을 모두 이룬 이승엽은 이듬해 지바 롯데에 입단하며 일본 무대에 진출했다.
일본 진출 첫 해였던 2004년 14홈런에 그쳤던 이승엽은 2005년, 지독한 플래툰 시스템 속에서도 30개의 홈런을 몰아쳤다. 그런 이승엽을 일본의 최고 명문 구단 요미우리가 내버려 둘 리 없었다. 2006년 요미우리에 입단한 이승엽은 41개의 홈런을 폭발시키며 '아시아의 대포'로서의 명성을 확인시켰다.
2007년 30개의 홈런을 기점으로 이승엽은 내리막을 걸었다. 8개-16개-5개의 홈런을 기록한 뒤 2011년에는 요미우리를 떠나 오릭스로 팀을 옮겼다. 그 해 15개의 홈런으로 일본에서의 마지막 불꽃을 태운 이승엽은 지난해 친정팀 삼성에 복귀해 21개의 아치를 그려내며 건재를 알렸다.
그리고 올 시즌, 이승엽은 새로운 목표를 향해 달리고 있다. 신기록까지는 4개밖에 남지 않았다. 시간이 해결해 줄 문제다. 이승엽에게 기대되는 진짜 목표는 한-일통산 600홈런. 최다홈런 신기록을 세우게 되면 그 시점부터 89개가 남게 된다. 이승엽이 앞으로 3~4년 더 꾸준히 활약한다면 달성할 수 있는 목표다.
이승엽의 홈런시계는 멈추지 않고 있다. 때론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때론 지루할 정도로 느린 속도로 지금껏 달려왔다. 대기록을 눈앞에 둔 지금도 마찬가지다. 오늘도 이승엽은 묵묵히 방망이를 돌리며 다가올 역사를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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