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기자] '운명의 3연전'이 다가오고 있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최강희호가 2014 브라질 월드컵 본선으로 가기 위한 예선 마지막 3경기를 치른다.
최강희호는 오는 6월 5일(이하 한국시간) 레바논 원정을 시작으로 11일 우즈베키스탄, 18일 이란과의 홈경기까지 월드컵 최종예선 3경기를 남겨놓고 있다. 한국축구가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역사적인 과업을 앞두고 있는 것이다.
오는 16일 최강희 대표팀 감독은 이 3경기에 나설 대표팀 명단을 발표한다. 월드컵 본선행을 일궈낼 태극전사들이 선발되는 것이다. 그 어느 때보다도 이번 대표팀 명단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이유다.
김보경(카디프 시티). 이번 대표팀에 김보경이 재발탁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최 감독도 김보경 발탁을 긍정적으로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보경은 대표팀에서는 최근 부진의 세월을 보내야 했다. 지난해 6월 레바논과의 최종예선 2차전에서 환상적인 움직임으로 2골을 몰아넣으며 한국의 3-0 승리를 이끈 김보경은 '제2의 박지성'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대표팀의 새로운 '에이스'로 급부상했다.
하지만 이후 김보경은 침묵했다. 작년 7월 카디프 시티로 이적하며 잉글랜드로 건너간 후 방황의 세월을 보냈다. 2012 런던올림픽에 출전한 후 소속팀에 녹아들지 못하자 대표팀에 와서도 제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결국 김보경은 지난 3월에 열린 카타르와의 최종예선 5차전에는 대표 제외되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김보경의 경기력과 감각이 예전같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련의 세월을 보낸 김보경. 그는 보란 듯이 시련을 극복했다. 김보경은 완벽히 '부활'했다. 김보경은 카디프 시티에 조금씩 적응했고 시즌 중반을 넘어 종반으로 가면서 부동의 주전으로 군림했다. 그리고 카디프 시티가 잉글리시 챔피언십(2부 리그)에서 우승하는데 큰 역할을 해냈다. 카디프 시티는 1부 리그로 승격했고 김보경은 이제 당당히 '프리미어리거'가 됐다.
더욱 고무적인 것은 김보경이 '멀티 플레이어'로서의 능력을 더욱 진화시켰다는 점이다. 날개와 공격형 미드필더로 주로 출전했던 김보경은 소속팀에서 중앙 미드필더로서의 능력도 인정받았다. 그만큼 김보경의 활용가치는 커졌다. 기성용(경고누적), 박종우(FIFA 징계) 등 주요 중앙 미드필더들이 레바논전에 나서지 못한다. 대표팀이 김보경의 진화한 모습에 웃고 있는 이유다.
윤석영(퀸즈 파크 레인저스). 이번 대표팀에 윤석영은 제외될 것이 확실하다. 윤석영은 현재 대표팀에 선발될 만한 그 어떤 조건도 갖추지 못한 상태다.
윤석영은 '제2의 이영표'라는 찬사 속에 최강희호 왼쪽 풀백의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올림픽 동메달의 영광에 이어 지난해 10월 이란 원정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윤석영. 한국은 0-1로 패배했지만 윤석영이라는 보물을 찾은 경기였다. 윤석영은 안정적인 경기력을 보이며 대표팀 왼쪽 풀백 주전 자리를 예약했다.
하지만 윤석영은 더 이상 날아오르지 못했다. 오히려 윤석영은 '추락'했다. 퀸즈 파크 레인저스(QPR)로의 이적이 걸림돌이 됐다. 윤석영은 올해 1월 프리미어리그 QPR로 이적해 큰 기대감을 불러일으켰지만, 결국 QPR 이적은 윤석영에게 독으로 돌아왔다.
윤석영은 QPR 이적 후 단 1경기도 뛰지 못했다. QPR은 리그 1경기를 남겨둔 상태다. 그마저도 출전을 장담할 수 없다. QPR은 2부 리그 강등이 확정됐다. 윤석영은 프리미어리그에서 한 경기도 못 뛰고 2부 리그로 내려갈 수 있는 위기에 처해 있다.
윤석영은 대표팀에서 막 날개를 펼치려 할 때 그 흐름이 끊겼다. 지난해 3월 카타르와의 5차전에서는 대표팀에 발탁이 됐지만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최 감독은 당시 윤석영의 가능성을 믿고 선발했지만 이번에는 그럴 수 없다. 리그가 끝날 때까지 단 1경기도 출전하지 못한 선수를 대표팀에 불러들일 명분은 없기 때문이다. 최강희호가 울상을 지으며 안타까워하는 이유다.
최강희호 유럽파 두 선수의 운명이 완전히 바뀌었다. 한 명은 2부 리그에서 1부 리그로 승격했고, 한 명은 1부 리그에서 2부 리그로 강등됐다. 한 명은 대표팀에서 침묵하다 소속팀에서의 활약을 발판으로 다시 한 번 대표팀에서 뛸 수 있는 기회 앞에 섰고, 한 명은 잘나가던 대표팀에서 제외될 시련 앞에 섰다.
김보경과 윤석영의 뒤바뀐 운명이다. 공교롭게도 두 선수는 한국 축구를 '상징'하는 걸출한 두 선수의 후계자로 지목된 선수들이다. '제2의 박지성' 김보경은 돌아오고 '제2의 이영표' 윤석영은 멀어지고 있다. 최강희호의 참 얄궂은 운명이다.
조이뉴스24 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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