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이번 대회만큼은 달라야죠." 2013 월드리그를 앞둔 남자배구대표팀 주전 레프트 문성민(현대캐피탈)의 각오다.
문성민은 지난 1일 충북 진천에 있는 진천선수촌에 들어와 14명의 대표선수들과 함께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V리그 정규시즌과 플레이오프를 마치고 재활치료를 하느라 제대로 쉬지 못했지만 태극마크를 저버리지 않았다.
문성민이 성인대표팀에 처음 이름을 올린 건 지난 2006년부터 월드리그부터다. 그는 경기대 재학 시절 대표팀에 뽑혀 박철우(삼성화재), 김요한(LIG 손해보험)과 함께 영건 트리오로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특히 지난 2008 월드리그 대륙간 라운드 조별리그에선 득점 1위, 공격 2위를 차지하면서 해외진출을 위한 초석을 다졌다. 문성민은 이 때 활약을 바탕으로 독일 분데스리가 프리드리히스하펜에 입단했다.
그러나 현대캐피탈 유니폼을 입으면서 국내로 유턴한 뒤 문성민은 대표팀에서 활약이 두드러지지는 않았다. 부상에 따른 수술과 재활치료를 번갈아 했기 때문이다.
문성민 스스로도 아쉬워하는 부분이다. 그래서 이번 월드리그에서 명예 회복 의지가 남다르다. 그는 "지난 2년 동안 대표팀 예비 엔트리에 뽑혀도 뛰질 못했다"면서 "이번에는 대표팀이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도록 꼭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문성민은 당초 V리그가 끝난 뒤 수술을 받을 예정이었다. 고질적인 발 부상이 원인이다. 이번에도 왼쪽 발목에서 뼛조각이 발견됐다. 하지만 수술 대신 재활을 선택했다. 소속팀 현대캐피탈도 문성민의 결정에 뜻을 함께 했다.
그러나 대표팀 사정이 여의치 않다. 각급 대표팀을 주관하고 있는 대한배구협회의 넉넉하지 못한 살림살이 때문이다. 문성민은 "이런 얘기를 꺼내도 될까 고민"이라면서도 "많은 지원은 바라지 않는다. 관련 용품과 약품 등 최소한의 지원이라도 좀 원활하게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협회에서 대표팀 지원이 없는 건 아니다. 그러나 성에 차진 않는다. 선수들의 원 소속팀에서 제공하거나 대표팀 코칭스태프가 사비를 털어 부족한 것들을 충당하는 경우가 많다.
대표팀에 대한 지원 문제는 어제 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남자대표팀 뿐만 아니라 2012 런던올림픽 4강 진출을 달성한 여자배구대표팀에도 세계예선전과 올림픽 기간 내내 같은 얘기가 나왔다. 오랜 기간 대표선수 생활을 했던 모 선수는 "이제는 모두들 그러려니 한다"며 "지원이 잘되는 상황이 오히려 신기할 정도"라고 말했다.
남자대표팀은 이번 월드리그를 아시아남자배구선수권대회, 세계남자배구선수권대회 아시아예선, 그리고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를 준비하기 위한 초석으로 보고 있다. 대표팀 지원 문제는 충분조건이 아닌 필요조건이다.
한편 협회는 2013 월드리그 타이틀 스폰서로 러시앤캐시를 선정했다. 이에 따라 오는 29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태평로에 있는 프레스센터에서 타이틀 후원식을 갖는다. 이 자리에는 협회 임태희 회장과 러시앤캐시 최윤 회장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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