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한국 여자핸드볼은 언니들의 힘을 동생들이 받아 투혼으로 완성하는 묘한 매력의 전통이 있다. '우생순'이라는 수식어도 그냥 붙은 것이 아니었다.
지난해 런던 올림픽에서 4위를 기록하며 아쉽게 메달권 진입에 실패했던 한국 여자핸드볼은 세계랭킹이 8위까지 떨어지며 위기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강력한 힘을 앞세운 유럽의 공세에 각종 작전과 기술로 버텨보려고 해도 밀리는 상황이다.
위기에 빠진 한국 여자 핸드볼이 인천시체육회 임영철 감독에게 4년의 임기를 보장하는 등 대표팀 전임 감독제를 도입하며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그 첫 무대는 서울컵 4개국 국제여자핸드볼대회다.
한국은 23일 오후 서울 방이동 SK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1988 서울올림픽 제패 기념 서울컵 4개국 국제여자핸드볼대회' 러시아(세계랭킹 2위)와의 개막전에서 35-31로 이겼다.
이번 대회에는 한국과 러시아를 비롯해 스페인(15위), 앙골라(21위)가 참가했다. 한국은 1995년 2회 대회를 시작으로 1997, 1999, 2005, 2007, 2009년 대회 정상을 차지한 바 있다.
개막전 상대 러시아는 1993, 2001년 대회 우승 경험이 있다. 지난해 런던 올림픽 8강에서 한국과 접전을 벌였던 팀이다. 당시 한국이 24-23, 1점 차로 이겼을 정도로 버거운 상대다.
러시아는 높이와 힘을 겸비해 한국에게는 좋은 시험 상대였다. 한국은 젊은피들을 대거 내세워 기본 체력에 스피드를 앞세우는 임영철식 끈끈한 핸드볼 구축에 힘을 기울였다.
팽팽할 것이라던 예상과 달리 경기 주도권은 한국이 잡았다. 레프트윙 최수민을 시작으로 류은희, 권한나가 돌아가며 득점을 쏟아내 9분께 8-4로 달아났다. 이후 권한나의 지원 사격이 이어지면서 10-5까지 점수를 벌렸다.
하지만, 한국의 방심을 틈타 러시아는 속공으로 차곡차곡 추격해왔다. 곧바로 임영철 감독의 호통이 터져나왔고, 한국은 다양한 볼 전개로 점수를 쌓아 18-12로 전반을 마쳤다.
후반, 한국은 러시아의 실책을 틈타 속공으로 맞섰고 최수민의 득점과 류은희의 가로채기 등으로 22-13까지 달아나 여유를 가졌다. 이후 여유있는 경기 운영을 한 가운데 권한나의 7m스로와 각종 공격이 통하면서 35-31로 끝냈다.
최수민이 9득점으로 가장 많은 골을 넣었고 권한나와 류은희가 7득점씩으로 뒤를 따랐다.
한편, 이어진 경기에서는 앙골라가 스페인을 22-21로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전반을 12-8로 앞선 앙골라는 후반에도 강력한 수비로 스페인의 공격을 막아내며 귀중한 승리를 챙겼다. 1승을 챙긴 한국과 앙골라는 오는 25일 같은 장소에서 승리를 놓고 겨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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