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넥센 히어로즈는 29일 현재 27승 13패로 1위다. 2위 삼성 라이온즈(27승 14패)에게 반경기 차 앞서 있다. 28일 경기가 우천으로 취소되는 바람에 두 팀 모두 쉬었다.
넥센이 올 시즌 개막 이후 꾸준히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삼성과 1위 경쟁을 하는데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상하위 타순 상관없이 득점 기회를 살리는 공격력, 지난해와 견줘 단단해진 중간계투와 마무리 등 보완된 마운드 전력 등이 꼽힌다.
그리고 공격에서 또 하나의 카드가 있다. 바로 대주자 전문요원 유재신이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추격 상황이나 쐐기점을 뽑아야 할 찬스가 오면 어김없이 유재신을 대주자로 내세운다.
빠른 발을 자랑하는 유재신은 올 시즌 지금까지 26경기에 나왔다. 타석에 들어선 건 11차례 뿐이다. 그는 타석보다 베이스에 먼저 나온 경우가 더 많다.
유재신은 지금까지 3도루 8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올 시즌 번갈아 마스크를 쓰고 있는 안방마님 허도환과 박동원이 합작한 11득점을 혼자서 조만간 넘어설 분위기다.
염 감독은 유재신에게 타격과 수비에 관한 이야기보다는 주루에 대해 항상 강조한다. 그는 유재신에게 '백만불짜리 다리를 갖고 있다'고 추켜세운다.
유재신의 진가가 돋보인 경기는 지난 25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이다. 그는 9회말 대주자로 나와 2루에 있다가 김민성의 끝내기 안타에 홈을 밟았다. 좌익수 앞 짧은 타구였지만 유재신은 빠른 발을 이용해 그대로 홈까지 내달려 끝내기 점수를 올렸다. 그는 최근 대주자로 나선 4경기에서 3득점을 기록하며 팀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다리' 하나로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킨 대표적인 선수는 삼성 라이온즈 강명구다. 삼성은 강명구의 빠른 발을 이용해 상대를 괴롭히는 것이 공격의 주요 옵션 가운데 하나다. 유재신의 롤 모델도 바로 강명구다.
염 감독은 "점수를 뽑는 게 우선 과제다. 하지만 상대팀이 특정선수가 나오는 상황에 압박을 받는다면 일단 절반은 성공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언제든 뛸 수 있고 짧은 안타가 나오더라도 한 베이스를 더 갈 수 있는 유재신의 존재만으로도 상대 배터리나 수비는 힘이 들 수 있다는 의미다.
유재신도 팀이 자신에게 원하는 게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 그는 "대주자로 나오는 상황이 부담되진 않는다"며 "팀이 승리를 거두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더 열심히 뛰겠다"고 했다.
넥센은 NC 다이노스를 상대로 주중 경기를 치른다. 올 시즌 첫 1군무대에서 뛰는 NC는 상대적으로 경험이 적은 야수들이 많다. 상황에 따라 유재신의 쓰임새가 더 늘어날 수 있는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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