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 "미운 이란에 아픔을 주겠다"

[이성필기자] 고비를 넘긴 축구대표팀 최강희 감독의 시선은 어느새 이란으로 향했다. 이란 원정에서 홀대 당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설욕을 예고했다.

축구대표팀은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조별리그 7차전 우즈베키스탄전에서 전반 42분 아크말 쇼라흐메도프의 자책골로 1-0으로 이겼다.

4승2무1패, 승점 14점 된 한국은 1위를 유지했다. 이란과의 최종전에서 무승부만 해도 자력으로 브라질행 티켓을 받는다. 12일 오전(한국시간) 이란-레바논전에서 레바논이 이기면 힘들이지 않고 본선행이 확정된다.

최 감독은 "레바논전을 비기고 오는 바람에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쫓겼다. 이겨야 된다는 부담이 많았다"라며 쉽지 않은 경기였음을 토로했다. 우즈벡이 가상의 한국으로 싸운 중국과 평가전에서 2-1 역전승을 하는 상승세를 탔기 때문이다.

한 골 승부로 예측했다는 최 감독은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최선을 다한 게 승리 요인이다. 시끄럽고 어려운 환경 속에서 최선 다한 선수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라고 말했다.

손흥민(함부르크)-김신욱(울산 현대) 투톱에 대해서는 나쁘지 않은 평가를 했다. 또, 중원의 새 얼굴 이명주(포항 스틸러스)는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줬다. 최 감독은 "두 명이 활발하게 움직였고 좋은 경기를 했다. 이명주도 괜찮았다"라면서도 "훈련을 하면서 (대표팀에 선발되지 않은) 다른 선수들과 종이 한 장 차이라고 했다. 경쟁 체제를 갖추면 대표팀이 더 강해질 것으로 본다"라고 평가했다.

무실점 수비에 대해서는 "정신력, 집중력이 좋았다. 선수들끼리 커뮤니케이션도 좋아졌다. 짧은 시간에 수비 전술을 극대화 시키는 것이 문제가 있다. 그래서 훈련을 많이 했는데 결과로 나오지 않아 안타까웠다"라며 "이제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진단했다.

이제 시선은 이란전이다. 이란은 지난해 10월 원정에서 대표팀에 제대로 홈 텃세를 발휘하는 등 경기 외적으로 괴롭혔다. 하지만, 김남일(인천 유나이티드)이 부상으로 출전이 불투명하고 박종우(부산 아이파크)가 경고누적으로 나서지 못한다. 중원에서의 대체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김신욱도 경고를 받아 출전에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지만 다행히 출전에 문제가 없다.

최 감독은 "박종우가 나가지 못해도 그 이상 해줄 선수가 많다. 이란전은 오늘과 다르게 준비해야 한다. 훈련을 통해 찾겠다. 문제가 없다"라고 말했다.

이란전 필승의 이유는 간단하다. 최 감독은 "이란이 우즈벡보다 더 밉다. 우즈벡과 같이 본선에 가고 싶다. 반드시 이란에 아픔을 주겠다. 원정에서 푸대접 받은 것 등 다 기억하고 있다. 앞으로 아시아에서의 판도도 중요하다. 최선을 다 할 것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