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LG 트윈스 우규민은 1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전에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그런데 이날 경기를 앞두고 그의 컨디션은 좋지 못했다.
장마가 시작된다는 예보가 있었지만 기온은 높은 편이었다. 우규민은 감기 기운이 있어 몸 상태가 100%가 아니었다. 하지만 선발 로테이션 순서를 거를 정도는 아니었다.
이런 그를 보고 팀 고참선수들은 경기 전 '5회까지만 버텨라'고 얘기했다. 선발이 5회까지만 던져줘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격려를 해준 것이다.
최근 연승 바람을 탄 LG는 투타 전력이 몰라보게 탄탄해졌다. 경기를 리드하는 상황이 오면 LG도 마운드 높이에서 넥센과 견줘 전혀 밀리지 않는다. 최고참 류택현을 비롯해 정현욱, 이동현, 이상열 등 중간계투진이 버티고 있고 든든한 뒷문지기 봉중근도 대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규민은 이날 마운드 위에서 이를 악물고 던졌다. 동료들이 부탁한 이닝을 어떻게 해서든지 소화하려고 했다. 그는 이날 정확히 5이닝 동안 마운드에 있었다. 68구를 던지며 5피안타 2실점(2자책점)했고 볼넷은 한 개만 허용했다. 투구수는 적은 편이었지만 컨디션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LG 벤치는 5-2로 리드한 6회 이동현으로 마운드를 교체했다.
결국 LG는 중간계투와 마무리의 힘으로 넥센의 추격을 뿌리치고 5-4 승리를 거뒀다. 우규민은 시즌 5승째를 거뒀고 팀도 5연승으로 신바람을 냈다.
우규민의 승리를 도운 대표적인 선수가 투런홈런으로 달아나는 점수를 뽑아준 이진영, 그리고 어려운 한 점차 리드를 지켜내준 마무리 봉중근이었다.
2회말 1-0에서 3-0으로 달아나는 투런포를 쏘아 올린 이진영은 "큰 걸 노리진 않았다"며 "앞선 주자를 진루시키기 위해 타격을 했는데 운이 좋아 담장을 넘어간 것 같다"고 했다.
또한 9회초 1사 만루의 위기를 맞긴 했지만 강정호를 병살타로 돌려 세우며 힘겹게나마 팀 승리를 지켜낸 봉중근은 "위기라고는 하지만 막을 자신이 있었다"며 "체인지업이 잘 들어가 타자를 내야땅볼로 유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승리투수가 된 우규민은 "선, 후배 등 동료들과 한 약속을 지킬 수 있어서 정말 기분이 좋다"며 "5이닝을 버티자고 마음을 먹고 처음 마운드에 올랐는데 타자들뿐 아니라 수비에서도 많은 도움을 받았다. 동료들의 공수 도움이 없었다면 오늘 승리투수가 될 수 없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LG 선수들은 팀 승리의 공을 서로에게 넘겼다. 어느 특정 선수가 눈에 띄는 활약을 해 경기에서 이겼다기보다는 투수와 타자, 그리고 야수들 모두 각자 자리에서 제몫을 했다. LG의 5연승이 더 신바람나는 이유다.
조이뉴스24 잠실=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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