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최강희호의 전력이 궁금하긴 한 모양이다. 이란의 한국 대표팀 전력 파악을 위한 집요한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
오는 18일 이란과 월드컵 예선 최종전을 앞둔 한국 축구대표팀은 16일 전면 비공개 훈련을 했다. 최종 훈련 장소를 국내 언론에도 공지하지 않았고 훈련 직전까지 장소 선정이 되지 않았다.
이처럼 철저한 보안을 한 것은 물론 최고의 집중력을 조성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간 대표팀의 훈련이 공개된 뒤 선발진이 누구냐 등을 놓고 말이 많았다. 연습시 대략의 선발 출전 윤곽이 드러나면 이를 두고 말이 많아지고, 결국 대표팀의 분위기를 떨어트릴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주전, 교체멤버로 구분이 되고 나면 팀 단결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최강희 감독의 종합적인 판단이 비공개 훈련을 결정했다.
다른 이유도 있다. 이란의 집요한 한국 전력 파악 노력 때문이다. 이란은 15일 대표팀의 울산 이동 후 첫 훈련 당시 사진 기자로 가장한 관계자들이 한국의 훈련을 관전했다. 보통의 사진 기자들이 동일한 시선으로 카메라 렌즈를 고정시켜 촬영하는 것과 달리 이들은 선발 출전이 예상되는 조끼를 입은 한국 선수들을 집중적으로 찍으며 "이 사람은 누구냐", "김남일은 어디 갔느냐" 등을 묻는 등 수상한 행동을 했다.
이들의 행동에 의심을 한 한국 대표팀 관계자가 15분 공개 뒤 비공개 훈련임을 이유로 들어 쫓아냈지만 이들은 계속 훈련장 근처를 맴돌았다고 한다.
16일 훈련을 앞두고도 이들은 대표팀 관계자에게 전화를 걸어 "오늘 훈련이 몇 시냐. 이란과 훈련 시간이 겹쳐서 갈 수 없으니 시간과 장소를 알려달라"라며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을 했다고 한다.
이들은 한국 선수단이 머물고 있는 숙소 근처를 배회하며 대표팀 버스가 어디로 출발하는지, 선수들의 움직임은 있는지를 알아내는데도 애쓴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대표팀 관계자들은 한국의 비공개 훈련 장소였던 울산 문수축구경기장 각 통로를 집중적으로 봉쇄하며 보안 유지에 총력을 기울였다. 선수단과 코칭스태프, 지원스태프 외에는 그 누구도 훈련을 볼 수 없었다.
지원스태프가 경기장 관리 요원들도 대표팀의 훈련을 보지 못하게 할 정도였다. 울산 지역의 한 축구 고위 관계자가 경기장에 찾아 왔다가 곧바로 쫓겨날 정도로 경비가 삼엄했다. 이란 측의 돌발 행동에 대비해 경기장 외곽 관리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
17일 최종 훈련도 마찬가지, 한국 대표팀이 먼저 훈련을 하면 이란이 뒤이어 훈련에 나선다. 15분 공개 후 비공개 훈련이다. 경기 감독관이 정확한 시간을 잰다지만 한국은 혹시나 모를 상황에 대비해 주변을 다시 한 번 확인하고 훈련에 임할 예정이다.
조이뉴스24 /울산=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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