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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급 선수들의 SNS 논란, 홍명보의 선택은?


'팀보다 위대한 선수 없다'는 철학에서 벗어난 '홍명보의 아이들'

[이성필기자] 신임 홍명보(44) 축구대표팀 감독은 20세 이하(U-20) 대표팀 감독 시절부터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는 신념을 앞세워 선수들을 지도했다. 이를 기반으로 2009 U-20 월드컵 8강,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동메달, 2012 런던올림픽 동메달 등 값진 성과를 이뤄냈다.

A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홍 감독은 'One Team, One Spirit, One Goal(하나의 팀, 하나의 정신, 하나의 목표)'을 들고 나왔다. 공동체인 팀 안에서는 제 아무리 실력이 좋은 선수라도 개인 플레이는 소용없다는 뜻이다.

홍 감독은 오는 10일 동아시안컵에 출전할 대표팀 명단을 발표할 예정이다. 국내, 일본파 중심의 예비엔트리 40명에서 대표선수들을 가리게 된다. 홍 감독은 아직 K리그 현장에는 나타나지 않고 있지만 선수 개별 정보에 대해서는 충분히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이번 동아시안컵은 유럽파들의 차출이 힘들어 국내파 중에서 가장 좋은 실력을 가진 선수들로 대표팀을 구성한다. 이후 해외파와 국내파의 조화를 이뤄 하나의 팀으로 만든 뒤 하나의 정신과 목표로 2014 브라질 월드컵으로 가는 항해를 시작한다. 8월 14일 예정된 페루와의 평가전은 좋은 시험 무대가 될 전망이다. 유럽 프로리그가 시작되는 시점이라 유럽파가 대표팀에 합류할 수 있을지 미지수지만, 홍 감독이 추구하는 하나의 대표팀을 확인하는 평가전이 될 수 있다.

현재 대표팀이 당면한 과제는 많지만 팀 정신의 회복이 우선이다. 축구 전문가들도 '조화'를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김호 전 축구대표팀 감독은 "가장 이상적인 팀은 국내, 해외파 가리지 않고 팀이 뭉치는 것이다. 지난 몇 년간 본 대표팀은 완성도가 떨어졌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지만 선수들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이 제대로 되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라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대표팀에서 일했던 익명의 한 K리그 지도자는 사견을 전제로 "지도자들은 대표팀의 플레이만 봐도 느낌이 온다. 소통이 잘 된다면 전체가 매끄럽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경기력 저하로 이어진다. 올해 치른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4경기는 후자에 속한다"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월드컵 본선까지 1년이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하나의 팀을 만들어내야 하는 홍 감독 입장에서는 최대의 고민이다. 이 와중에 소셜네크워크서비스(SNS) 상에서 기성용(스완지시티)과 윤석영(퀸즈 파크 레인저스)이 최강희 전 대표팀 감독을 겨냥한 듯한 발언으로 논란이 커지면서 홍 감독의 선택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홍 감독은 런던 올림픽 예선 때는 기성용을 뽑지 않다가 본선에 대표 합류시켰다. A대표팀과의 중복, 소속팀 차출 문제 등 여러 다른 요인도 있었지만 기성용과 기존 선수들의 조화 문제에 대한 깊은 고민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기성용 스스로도 적응하기 쉽지 않았던 팀 분위기를 토로하기도 했다. 홍 감독은 선수들의 개성을 존중하면서도 불협화음이 밖으로 튀어나오지 못하도록 확실하게 제어했다. 윤석영 역시 홍 감독 아래서 대표팀의 한 구성원인 평범한 선수였다.

그러나 상황과 환경이 달라졌다. 기성용은 어느새 A대표팀 중원의 중심으로 자리잡았다. 윤석영은 소속팀에서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지만 '포스트 이영표' 후보군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들 스스로도 A대표팀에서의 자신의 위치를 잘 알고 있다. 활동 무대가 유럽이고 유럽식 축구 환경에 익숙해지면서 이들의 의사 표현은 더욱 자유로워졌다.

홍 감독도 대표 사령탑 취임사에서 "우리 선수들 가운데 외국 생활을 많이 한 선수가 있다. 한국 축구는 앞으로 이 선수들의 의식에 대해서도 준비해야 한다"라며 해외 진출로 인한 선수들의 의식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대표팀을 구성하는 선수들과 대표팀 운영에 대해서는 명확한 기준을 제시했다. 불화설에 대해 언급하면서 "난 처음부터 끝까지 팀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에 벗어난 선수는 대표팀에 들어오기 어렵다. 최고의 선수를 선발하는 게 아니라 최고의 팀을 만들기 위해 선수들을 선발할 것이다"라고 확실하게 선을 그었다. 실력은 물론 인성 등 모든 것을 종합해 대표팀 엔트리를 구성하겠다는 뜻이었다.

아직 시간은 충분하지만 홍 감독의 결단은 벌써부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도자를 무시하고 팀 분위기를 깨는 듯한 글을 SNS에 올리는 것은 홍 감독이 제시한 기준에서 벗어나기 때문이다. 해명을 했다고는 하지만 한 번 박힌 부정적 인식이 쉽게 깨지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대표팀 밖에 있더라도 언제든 대표선수가 될 수 있는 이들의 언행이라는 점도 충분히 고려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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