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 기성용에 "외부 소통보다 내면 넓혀라"

[이성필기자] "(기성용은) 축구에서 옐로 카드가 어떤 의미인지 잘 판단해야 할 것."

신임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한국 축구를 뒤흔들었던 기성용의 'SNS 파문'에 대해 깔끔하게 정리했다. 외부와의 소통보다는 내면을 넓히라며 자기 성찰에 초점을 맞추라고 따끔한 조언을 했다.

홍 감독은 11일 파주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2013 동아시안컵에 나설 23명의 대표팀 엔트리를 발표했다.

명단 발표 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주요 관심사를 미리 헤아린 홍 감독은 기성용 문제부터 풀어냈다. 홍 감독은 "솔직히 (시작부터) 여러가지 문제가 나와 피곤하다. 시작 전에 이런 문제점이 나온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현 시점에 문제를 털고 나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라고 속 시원한 태도를 드러냈다.

곧바로 기성용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기성용은 10일 대한축구협회 부회장단과 분과위원장들이 참석한 임원 회의에서 이번 파문에 대한 '엄중경고' 처분을 받았다.

홍 감독은 "대한축구협회의 엄중 경고 결정은 기성용의 잘못에 대해 책임과 용서를 구할 수 있는 기회를 줬다고 본다"라며 적절한 조치였다는 의견을 확실히 나타낸 뒤 "한 나라의 대표선수로서 스승에게 한 행동은 적절치 못했다. 대표팀 감독이 아닌 축구 선배로서 앞으로 바깥 세상의 소통보다 부족한 내면 세계의 공간을 넓혀가기 바란다"라고 돌직구와 같은 충고를 날렸다.

물론 개인적 문제와는 별개로 기성용을 지속적으로 관찰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홍 감독은 "엄중경고는 대표팀 감독으로서의 선발 원칙과는 다른 문제다. '원 팀(One Team)'에 입각해 판단할 것이다. 분명한 것은 선수 기량은 여러 선발 기준의 하나일 뿐이다"라며 대표선수라면 대표팀의 하나의 구성원으로서 역할에 충실해야 할 것임을 강조했다.

이어 "기성용은 이번 축구협회의 엄중 경고 조치를 절대로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된다. 축구에서 옐로 카드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는 잘 판단해야 할 것이다. 주의 깊게 관찰할 것이다"라고 선을 그었다. 비슷한 행위가 재발할 시에는 레드 카드가 나오게 될 것이라는 의미다.

유럽파의 소집이 가능한 8월 14일 페루와 친선경기에 기성용 소집 가능성에 대해서는 "지금 이 자리에서 선발한다, 안한다고 말하기 어렵다. 지금부터 주의깊게 관찰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