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이렇게 잘해줄 거라고는 생각 못했죠." 넥센 히어로즈 염경엽 감독은 요즘 문우람만 보면 흐뭇한 미소를 감추지 않는다.
지난 6월 22일 올 시즌 들어 처음 1군 엔트리에 오른 문우람은 그야말로 순식간에 팀의 복덩이가 됐다. 12일 현재까지 13경기에 출전해 타율 4할5푼3리로 펄펄 날고 있다. 1홈런과 4타점은 덤이다.
문우람은 10일 목동구장에서 열렸던 롯데 자이언츠전에서도 3안타 맹타를 휘둘렀쳤다. 7월 들어 치른 6경기에서만 3안타 경기가 3번이나 됐다. 4안타를 몰아친 적도 한 번 있었다. 염 감독은 "(문)우람이는 상황을 잘 만난 셈"이라고 했다.
염 감독이 꼽은 문우람의 타격 장점은 바로 컨택(contact) 능력이다. 그는 "우람이는 자기가 갖고 있는 장점을 정말 잘 살리고 있다"고 했다. 문우람의 타격자세는 조금 톡특하다. 일반적인 선수들과 차이가 있다. 염 감독은 "투수쪽을 바라보지 않는다"며 "등을 보이고 타격을 한다. 그리고 타격을 할 때 머리가 다른 선수들과 견줘 묻혀있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보는 관점에 따라 문우람의 타격자세는 '좋지 않은 폼'이라는 지적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염 감독은 "절대 자세를 바꾸지 말라고 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마무리훈련을 치르면서 염 감독은 문우람의 타격을 유심히 지켜봤고 장점을 극대화하자는 판단을 내렸다. 이런 이유로 허문회 타격코치에게도 따로 지시했다.
염 감독은 "선수 자신이 갖고 있는 타격 타이밍과 시야가 있기 마련"이라며 "자기가 갖고 있는 능력을 잘 살리고 있다. 굳이 타격자세를 수정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염 감독이 문우람의 타격자세에 대해 '수정불가'를 강조하는 데는 자신의 경험에서 배운 교훈이 있기 때문이다. 염 감독은 프로선수로 뛰었던 10시즌 동안 통산 타율 1할9푼5리를 기록했다. 2할을 넘겼던 적은 1993, 1994, 2000시즌 등 세 차례 뿐이었다. 염 감독은 "그 기간 동안 타격자세를 바꾼 적이 적어도 열 번은 됐었다"면서 "자기 폼을 잊어버리는 순간 헤맬 수밖에 없다"고 타격자세를 바꾼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 설명했다.
장점 극대화가 문우람에 대해 염 감독이 내린 판단이다. 염 감독은 "최근 활약만 놓고 보면 손아섭(롯데), 이병규(LG)와 비슷한 유형의 선수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문우람에 대한 높은 기대감을 전했다. 어떤 타격자세에서도 상대 투수가 던지는 공에 대한 타이밍을 잘 맞춰 배트를 휘두른다는 의미다.
염 감독은 "우람이는 당분간 상승세를 유지할 거라 본다"고 확신에 찬 전망을 했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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