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박기원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배구대표팀은 2013 월드리그 일정을 모두 마쳤다. 박 감독은 포트루갈 원정을 치른 뒤 지난 9일 인천공항을 통해 선수단과 함께 귀국했다.
한국은 마지막 원정 2연전에서 모두 승리를 거두며 캐나다(8승 2패, 승점 23) 네덜란드(7승 3패, 승점 22)에 이어 4승 6패(승점 13)으로 C조 3위를 차지했다. 핀란드, 포르투갈과 승패가 동률이 됐으나 승점에서 두팀을 제쳤다. 덕분에 2014 월드리그 예선전으로 떨어지지 않고 본선에 남게 됐다.
박 감독은 "마지막 두 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거둬 정말 다행"이라며 "하지만 솔직히 예선전 준비도 했었다"고 했다. 안방이 아닌 원정에서 한국보다 2승을 먼저 올린 포르투갈을 상대하는 일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마지막 두경기에서 한국과 포르투갈의 운명은 바뀌었다. 본선 잔류를 자신했던 포르투갈은 예선전으로 떨어졌고 한국은 남게됐다.
박 감독은 "포르투갈과 2연전에서 서재덕(KEPCO)의 활약도 대단했지만 특히 팀내 최고참으로 이번 대회기간 선수들을 챙긴 이선규(삼성화재)에게 특히 고맙다"고 전했다.
이선규는 월드리그기간 동안 이적 소식을 전해들었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여오현이 삼성화재에서 현대캐피탈로 유니폼을 갈아 입었고 그 과정에서 보상선수로 이선규가 삼성화재로 옮겼기 때문이다.
이선규는 이번 대표팀에서 처음으로 주장을 맡았다. 박 감독은 "경기에 잘 나오지 않았지만 (이)선규는 제몫을 했다"고 말했다. 윤봉우(현대캐피탈), 하경민(KEPCO) 등과 함께 대표팀 붙박이 센터였던 이선규도 어느덧 나이를 먹었다. 이제는 신영석(우리카드) 박상하(상무) 그리고 지태환(삼성화재) 등 후배들에게 주전 자리를 내줄 시기가 찾아왔다.
박 감독은 "지난 2년 동안 권영민(현대캐피탈)이 대표팀에서 주장을 맡아 해줬던 역할을 이번엔 선규가 잘해냈다"고 덧붙였다. 권영민도 한선수에게 대표팀 주전 세터 자리를 물려줬지만 주장으로 2011년과 2012년 월드리그를 치렀다.
이선규는 포르투갈과 마지막 경기에서 자신의 존재를 빛냈다. 서재덕, 전광인(성균관대)에 이어 대표팀팀에서 세 번째로 많은 10득점을 올려 승리에 밑거름이 됐다. 세터 한선수(대한항공)와 손발도 잘 맞았다. 오랜만에 코트에 나와 블로킹 4개를 기록하는 등 손맛도 봤다. 박 감독은 이날 무릎 상태가 좋지 않은 신영석 대신 이선규를 박상하와 짝을 이뤄 선발 센터로 투입했고 이선규는 그 기대에 걸맞는 활약을 보였다.
월드리그 조별일정은 끝났지만 박 감독은 쉴 틈이 없다. 6강 결선 라운드가 열리는 아르헨티나를 찾을 예정이다. 한국이 참가하지는 못하지만 세계배구의 흐름을 직접 지켜보는 게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박 감독은 "다음은 아시아선수권대회"라며 "내년에 있을 인천아시아경기대회에서 목표로 삼은 금메달을 목에 걸기 위해 준비를 게을리 할 순 없다"고 했다.
2011년부터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박 감독은 전임감독은 아니다. 대한배구협회는 그동안 대표팀 전임감독제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하긴 했다. 그러나 남녀대표팀 모두 아직까지 첫 발을 때지 못했다. 박 감독은 "내년 대표팀에 누가 사령탑을 맡게 될 지 모르겠지만 주어진 기간 동안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15일 아르헨티나로 떠난다. 월드리그 결선 라운드는 18일부터 22일까지 아르헨티나 마르델 플라타에서 열린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