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여자대표팀 리더로 성장한 심서연(24, 고양대교)이 투혼의 승리를 이끌었다.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이 27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 일본과의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동아시안컵 2013' 최종전에서 2-1로 이기며 3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일본에는 감격의 승리였다. 절대 열세라는 평가를 딛고 이변을 만들었다. 일본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3위이자 아시아 1위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도 한국이 밀려 과연 승리할 수 있겠느냐는 예상이 많았다.
하지만, 태극낭자는 강한 정신력과 체력으로 이를 악물고 뛰어 일본을 눌렀다. 두 골을 모두 넣은 지소연이 승리의 주역이었지만 중앙 수비수로 팀 전체를 조율한 심서연의 역할도 컸다.
심서연은 지난 중국, 북한 두 경기에서 중앙 미드필더로 나서 뛰어난 공격 가담과 수비 능력을 보여줬다. 이날 일본전에서는 본래의 포지션인 중앙 수비수로 돌아갔다. 패싱력이 뛰어난 일본의 특성에 맞춘 이동이다. 최후방에서 경기를 조율하면서 일본의 공격을 막아달라는 윤덕여 감독의 의중이 담긴 배치이기도 했다.
노련하게 수비라인을 컨트롤한 심서연 덕분에 한국은 후반 27분까지 철벽의 수비를 보여줬다. 이후 선수 교체가 이어지면서 왼쪽 풀백으로 이동하는 등 멀티플레이어다운 경기력을 보여줬다.
후반 27분 오기미 유키(첼시 레이디스)에게 실점할 당시 심서연은 첫 번째 슈팅을 몸을 날려 막아냈다. 명치 부근에 강하게 맞아 상당한 고통이 따랐지만 이를 악물고 다시 그라운드로 돌아왔다. 이겨보겠다는 굳은 의지요 투혼 발휘였다.
심서연은 앞선 두 경기에서 한국이 패한 뒤 침묵으로 경기장을 빠져 나갔다. 일본전에서는 꼭 이기겠다는 생각뿐이었다. 이런 정신력으로 한국은 절대 열세를 딛고 웃을 수 있었다. 외모뿐 아니라 실력까지 과시한 심서연의 활약은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메달권 진입과 2015 캐나다 월드컵 본선 진출을 노리는 한국 여자축구에는 비타민이나 다름 없었다.
조이뉴스24 잠실=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사진 조성우기자 xconfind@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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