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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김은중 효과'에 소리없이 웃는다


공격력 강화, 경쟁자들 골로 시위하며 내부 결속력 UP

[이성필기자] 경쟁자가 등장하면 기존의 자리를 수성해야 하는 이들은 긴장하게 마련이다. '쇄국축구'로 K리그 클래식 2위를 달리고 있는 포항 스틸러스가 선수 영입 효과에 조용히 웃고 있다.

포항은 지난달 31일 강원FC와의 20라운드에서 조찬호의 해트트릭과 박성호의 골로 4-0 대승을 거뒀다. 올 시즌 최다골 차 승리이자 두 번째로 4골을 넣은 경기였다.

포항의 화력 폭발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강원FC에서 임대 영입한 김은중 효과라는 분석이 있다. 김은중은 강원전에는 상호 간의 계약 조건에 따라 나서지 않았다. 하지만, 산전수전 다 겪은 김은중의 팀 합류는 기존 포항 공격 자원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김은중은 원톱 내지는 처진 공격수로 활용될 수 있다. 포항은 4-2-3-1 포메이션에 기반을 둔 공격적인 전술을 구사한다. 그동안 포항은 원톱에 박성호나 배천석, 처진 공격수 겸 미드필더에 황진성을 배치해 왔다.

기본 틀 자체가 흔들리지 않아 이들이 없어도 큰 공백이 느껴지지 않았다. 원톱 요원들의 골 침묵이 길어도 황진성이나 좌우 날개의 고무열, 조찬호, 노병준 등이 골을 넣어줘 큰 문제 없이 선두 경쟁을 벌여왔다.

다양성을 유지할 수 있는 상황에서 김은중의 포항 합류는 전술 변화를 꾀하기에도 그만이다. 황선홍 감독도 "제로톱이나 투톱을 가동할 수도 있다"라며 즐거워했다.

김은중이 투입될 경우 누군가는 유탄을 맞아야 한다. 당연히 자체 경쟁력이 높아지게 마련이다. 박성호는 지난 4월 16일 강원전 이후 10경기 만에 골맛을 봤다. 배천석 역시 간간이 골을 넣으며 자신을 어필하고 있다.

황진성도 강원전에서 도움을 기록하며 자신의 위치를 다지고 있다. 만약 김은중을 앞세워 투톱을 활용하게 된다면 미드필드 한 자리는 자연스럽게 사라지게 된다.

김은중의 합류로 포항 포지션 경쟁의 최대 격전지인 미드필드의 경쟁력이 더 강화된 셈이다. A대표팀의 부름을 받은 이명주에 신진호, 부상에서 복귀한 김태수, 부상중인 황지수를 포함하면 미드필드진은 포화 상태다. 시즌 말미 상주 상무에서 돌아오는 김재성의 자리가 보이지 않을 정도다.

김은중은 오는 3일 대구FC와의 21라운드 원정 경기에 나설 전망이다. 단순한 베테랑 한 명의 합류가 포항 내부 결속력을 높여주고 있다. 시즌 중반을 넘어가는 시점에서 상위권 유지에 어떤 도움이 될 지 지켜 볼 일이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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