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최정 와이번스'. SK의 주축 선수들이 나란히 부진했을 때 최정만 펄펄 날아다니면서 붙은, 달갑지 않은 수식어였다.
독보적인 활약은 분명했다. SK의 3번 타자 최정은 시즌 초반부터 6월까지 늘 3할 이상의 타율을 유지해왔다. 홈런은 24개로 최형우(삼성)와 공동 2위다. SK 선수 중에서는 유일하게 득점(66개, 4위)과 출루율(4할3푼2리, 2위), 장타율(5할6푼5리, 2위) 등 타격 부문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시즌 중반까지는 최정을 제외하고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친 SK 선수가 없었다. 박정권과 김강민, 박재상 등이 나란히 부진해 최정의 활약이 더 돋보였다. 최정이 못하면 진다는 얘기도 있었다.
그러나 최정의 방망이가 7월부터 주춤했다. 7월 월간 타율 2할6푼5리(49타수 13안타) 2홈런 7타점을 기록했고, 8월에도 타율 2할8푼8리(80타수 23안타) 6홈런 14타점으로 이전 성적을 회복하지 못했다.
4경기 연속 안타를 때리다가 28일 문학 한화전부터 2경기 연속 안타가 없다. 9타수 무안타다.
중요한 찬스도 최정 앞에서 무산됐다. 29일 문학 삼성전. 1회말 1사 1루에서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난 최정은 4회 무사 1루에서 초구에 좌익수 뜬공으로 아웃됐다. 0-1로 뒤진 6회 무사 1루에서는 병살타를 때려 기회를 날렸다. 조동화의 싹쓸이 3루타를 앞세워 5-1로 역전한 7회 1사 3루에서는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28일 한화전에서는 2-0으로 앞선 2회 2사 만루에서 7구 만에 헛스윙 삼진으로 고개를 숙였다. 4회 두 번째 2사 만루 찬스에서도 헛스윙 삼진이었다.
최정이 이렇게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데도 SK는 최근 4연승을 달리고 있다. 이 기간 김강민이 타율 5할5푼6리(9타수 5안타), 박재상이 5할(12타수 6안타), 조동화가 4할(10타수 4안타 4타점), 정근우가 3할3푼3리(15타수 5안타)로 타선을 이끌었다.
SK의 8월 승률은 7할에 이른다. 14승 6패 1무로, 9개 구단 중 가장 뛰어난 성적을 올렸다. 6위로 올라선 뒤 상승세를 이어가 5위 롯데를 1경기 차로 쫓고 있다. 이만수 감독은 "해줄 선수들이 해주니 성적이 좋아졌다"고 말한다. 6년 연속 한국시리즈를 이끌었던 주축 선수들이 살아나면서 성적도 정상궤도를 찾아가고 있다.
최정의 부진에 대해서도 이 감독은 "스스로 일어설 선수"라면서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최정의 경험을 믿는 것이다. SK는 이제 '최정'이 아니어도 이기는 힘을 찾았다. 최정마저 살아난다면 더욱 큰 시너지 효과를 일으킬 것이다.
조이뉴스24 /한상숙기자 sk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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