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선취점은 냈다. 그러나 상대 선발투수를 일찍 궁지로 몰아넣을 수 있는 기회를 놓친 것이 결국 화근이 됐다.
넥센 히어로즈는 3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경기에서 1회말 선취점을 뽑으며 순조롭게 출발했다. 앞선 1회초 공격에서 롯데가 선두타자 황재균의 안타에도 도루 실패로 기회를 날린 다음에 곧바로 넥센이 점수를 내 초반 분위기를 잡았다.
넥센 역시 톱타자 서건창이 롯데 선발 송승준을 상대로 안타를 치고 출루했다. 이어 타석에 나온 장기영이 삼진아웃으로 물러났지만 이택근이 안타를 쳐 1사 1, 2루 기회를 이어갔다.
송승준에게는 부담이 되는 상황이었다. 그는 후속타자 박병호에게 볼넷을 허용해 만루 위기에 몰렸다. 큰 것 한 방이 아니더라도 안타 하나면 두 점은 충분히 낼 수 있는 찬스가 넥센에게 찾아왔다. 박병호에 이어 타석에 나온 김민성은 우익수 뜬공을 쳤다. 그러나 희생플라이로 이어지지 않았다.
롯데 우익수 손아섭의 강한 어깨를 감안한다면 3루주자 서건창이 홈으로 들어오기에는 타구 비거리가 짧은 편이었다. 투아웃을 잡은 송승준은 한숨 돌렸지만 다음 강정호에게 그만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했다. 넥센은 손쉽게 선취점을 냈다. 송승준에겐 안타로 맞은 실점보다 더 안 좋은 상황이 됐다.
그러나 넥센은 계속된 만루 기회에서 흔들리던 송승준을 더 공략하지 못했다. 서동욱이 3루수 앞 땅볼로 물러나는 바람에 1득점만 하고 이닝을 끝냈다.
처음부터 대량실점 위기를 맞았으나 한 점만 내주고 넘긴 송승준은 이후 2회말부터 6회말 2사 후 두 번째 투수 이명우에게 마운드를 넘길 때까지 추가 실점 없이 넥센 타선을 잘 막아냈다. 사사구는 1회 이후 단 한 개도 내주지 않았다.
송승준은 이날 삼진 6개를 더하며 올 시즌 100개의 탈삼진 고지에 올랐다. 지난 2008년 이후 6시즌 연속 세자릿수 탈삼진 달성이다. 프로 통산 9번째 기록이다.
송승준은 경기 후 "중요한 경기였지만 평상심을 잃지 않고 투구를 한 게 오늘 팀 승리에 도움을 줄 수 있던 것 같다"며 "포수 강민호를 믿고 공격적으로 던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타자들이 잘 해줬기 때문에 승리투수가 될 수 있었다. 타자들에게 다시 한 번 고맙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동료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는 6시즌 연속 세자릿수 탈삼진 기록과 관련해서는 "꾸준히 나와 던진 결과라 본다"고 짧게 말했다.
조이뉴스24 목동=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사진 박세완기자 park9090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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