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한 역전포' 두산, SK에 9회 기적의 역전승

[한상숙기자] 두산이 7점 차를 뒤집는 기적같은 역전극을 펼쳤다.

두산은 12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SK와의 원정 경기에서 9-7로 역전 승리했다. 0-7로 뒤지다 8회 2점을 따라붙은 뒤 9회초 마지막 공격에서 대거 7점을 올리며 경기를 뒤집었다. 3위 두산은 2연패를 마감하고 2위 삼성과 승차를 1경기로 좁혔다.

SK는 2연패에 빠졌다. 전날 KIA에 끝내기 패배를 당한 뒤 이날 두산에 허무한 역전패까지 허용하면서 상승세의 분위기가 한풀 꺾였다.

두산은 2-7로 뒤진 9회초 놀라운 역전쇼를 연출했다. 홍성흔의 중전 안타와 임재철의 볼넷으로 만든 무사 1, 2루에서 최재훈이 윤길현으로부터 좌월 3점 홈런을 터뜨려 5-7로 따라붙었다.

분위기가 묘하게 흘러가자 SK 벤치는 급히 마운드를 마무리투수 박희수로 교체했다. 두산 타선은 이미 달궈져 있었다. 오재원이 기습 번트로 1루에서 세이프됐고, 2사 후 민병헌이 중전 안타를 때려 2사 1, 2루를 만들었다. 이어 대타 김동한이 등장했다. 김동한은 박희수의 4구째 가운데로 몰린 132㎞ 투심을 잡아당겨 좌월 3점 홈런을 쏘아올렸다. 순식간에 8-7로 역전. 두산은 계속 몰아붙였고, 연속 볼넷에 이은 임재철의 적시타를 더해 9-7을 만들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8회까지는 완전히 SK의 분위기였다. 1회말 조동화가 우익수 오른쪽으로 빠지는 안타로 출루한 뒤 정근우의 희생번트로 2루에 안착했다. 이어 최정의 우익수 희생플라이 때 홈을 밟아 선취점을 올렸다.

2회 2사 1루에서는 정상호가 두산 선발 노경은의 초구 144㎞ 높은 직구를 잡아당겨 좌월 2점 홈런을 터뜨렸다. 시즌 4호 홈런. 점수는 3-0으로 벌어졌다.

4회 박재상의 우측 적시타를 더해 4-0으로 달아난 SK는 6회 바뀐 투수 김선우를 두들겨 3점을 추가했다.

선두타자 최정이 좌익수 왼쪽으로 흐르는 2루타로 물꼬를 텄고, 박정권이 볼넷을 골라 1, 2루를 채웠다. 이어 김강민이 김선우의 낮은 포크볼을 잡아당겨 좌전 적시타로 연결했다.

이어진 무사 1, 2루에서 두산 세 번째 투수 홍상삼이 박재상의 번트 타구를 잡아 1루로 던졌으나 공이 뒤로 빠졌고, 그 사이 2루에 있던 박정권이 홈으로 들어와 6점 차로 벌렸다. 1사 2, 3루에서 정상호의 땅볼 때 김강민이 홈을 파고들어 점수는 7-0이 됐다.

그러나 두산의 뒷심은 놀라웠다. 두산은 8회 이종욱의 적시타와 SK의 실책을 묶어 2점을 만회한 뒤 9회 7점을 몰아내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두산 5번째 투수 정재훈이 8회 1이닝을 막고 행운의 승리투수가 되며 4승(1패)을 올렸다.

SK 선발 김광현은 허탈한 하루를 보냈다. 6.2이닝 동안 단 1안타만 맞고 4볼넷 5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쳤지만 역전패로 허망하게 승리가 날아갔다. 김동한에게 역전 홈런을 맞은 박희수가 패전투수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