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징크스는 아니지만…" 넥센 히어로즈 박병호는 최근 취재진으로부터 홈런왕 2연패와 지난해 기록한 한 시즌 개인 최다홈런(31개) 경신과 관련한 질문을 많이 받고 있다.
박병호는 그럴 때마다 "기록에는 정말 신경 쓰지 않는다"고 대답한다. 이유는 있다. 박병호도 기록에 대해 생각을 안 하는 건 아니다. 그러나 그는 "그런 부분에 대해 의식을 할 때마다 경기가 잘 안풀렸다"면서 "그래서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병호는 지난 14, 15일 치른 SK 와이번스와 문학 2연전에서 홈런 두 방을 쏘아 올렸다. 시즌 28, 29호로 홈런 부문 1위 자리를 굳게 지켰다. 공동 2위 최형우(삼성)와 최정(SK, 이상 26개)을 3개 차로 따돌렸다.
박병호의 홈런은 넥센의 2연승에 도움을 줬다. 14일 마지막 타석에서 승부에 쐐기를 박는 투런포를 날린 그는 15일 첫 타석에서 솔로포로 또 다시 짜릿한 손맛을 봤다. 두 경기에 걸친 연타석 홈런이었다. 지난 5월 5일 목동 KIA 타이거즈전 이후 오랜만에 연타석 홈런을 기록했다.
박병호의 홈런포를 앞세운 넥센에게 두 경기 연속 덜미를 잡힌 SK는 사실상 자력으로는 4강 진출이 힘들어졌다. 16일 현재까지 4위 넥센이 14경기를 남겨두고 있는 가운데 SK는 16경기가 남아있다. 넥센은 5위 SK와 승차를 6경기로 벌렸다. 넥센은 4강 진출이 거의 굳어진 것이나 마찬가지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박병호는 "아직 4강이 확정된 건 아니지 않느냐"고 조심스럽게 얘기했다. 염경엽 감독도 비슷한 반응이다.
박병호는 "지난 시즌 4강에 대한 기대를 높였지만 결과는 그렇지 못했다"며 "이번 만큼은 그런 일을 반복하고 싶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런 이유 때문에 그는 개인 기록이나 타이틀에 대한 욕심은 일찌감치 뒷전으로 미뤘다.
프로 9년차인 박병호에게도 가을야구는 남다르다. 넥센이 창단 후 처음 4강에 든다면 박병호도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 나서게 된다. 그는 "홈런을 쳤다는 것보다는 팀이 점수를 꼭 올려야 하는 상황에서 내 역할을 했다는 사실이 더 만족스럽다"고 했다.
박병호는 SK와 2연전에서 4타점을 올려 시즌 94타점을 기록했다. 타점 부문에서도 최형우(90타점)를 제치고 1위자리를 지켰다. 뿐만 아니라 장타율과 출루율, 득점 부문까지 무려 5개 타격 부문에서 1위에 올라 있다. 시즌 종료까지 이 순위를 유지한다면 지난해 타격 3관왕(홈런, 타점, 장타율)을 넘어서는 대단한 성적을 내게 된다.
하지만 박병호가 신경 쓰고 있는 기록은 홈런과 타점 등 개인타이틀이 아니다. 4번타자 연속경기 출전이다. 박병호는 지난 시즌 4번 타순에 한 번도 변동없이 전경기에 뛰었다. 올 시즌에도 붙박이 4번타자로 전경기 출전에 도전하고있다.
창단 후 최고 순위에 도전하는 팀 성적까지 맞물려 있어 박병호는 "정규시즌 마지막까지 긴장을 늦출 순 없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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