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초인적인 힘이 솟아났어요."
두산 베어스의 대졸 2년차 우완투수 윤명준(24)이 천당과 지옥을 오간 끝에 팀을 구한 소감을 전했다.
윤명준은 11일 넥센 히어로즈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3-3으로 맞서던 연장 10회초 마운드에 올라 3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두산의 4-3 끝내기 승리에 발판을 놓았다.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렀으나, 스스로의 힘으로 위기에서 벗어나는 모습도 보였다.
상황은 이랬다. 10회초를 무실점으로 막아낸 윤명준은 11회초 선두타자 이성열에게 중전안타를 허용했다. 넥센 벤치가 대주자 김지수를 기용한 상황에서 윤명준은 1루에 견제를 한다는 것이 공을 불펜 너머로까지 던졌다. 심판진이 김지수의 3루 진루를 인정하면서 윤명준은 순식간에 무사 3루의 위기에 몰리게 됐다.
그러나 윤명준은 다음 서건창을 스탠딩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장기영을 다시 삼진, 이택근을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실점 위기를 넘겼다. 이어 12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라 점수를 내주지 않고 이닝을 마무리하며 자신의 임무를 다했다. 결국 두산은 연장 14회말 터진 이원석의 끝내기 안타로 4-3 짜릿한 승리를 따냈다.
다음날인 12일, 4차전을 앞둔 잠실구장에서 만난 윤명준의 표정은 밝았다.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는 말에 윤명준은 "위기에 몰린 뒤 더욱 집중력이 생겼다"며 "초인적인 힘이 솟아났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윤명준은 "서건창은 고등학교 때부터 많이 상대해 봐서 어려움은 없었다"며 서건창을 삼진으로 잡아낸 몸쪽 빠른공에 대해서는 "인생 최고의 공이었다"고 말하고 웃음을 보였다. 견제 실수는 1루수 오재원과의 호흡이 맞지 않아 일어난 일이라고 덧붙였다.
김진욱 감독도 윤명준에 대해 흐뭇한 반응을 보였다. 김 감독은 "2차전에서는 불펜 투구할 때부터 조금 긴장한 것 같더니 마운드에서 제 공을 못던졌다"며 "어제(3차전)는 그런 부담을 덜어냈다. 서건창과 승부에서 파울을 유도한 뒤 마운드 위에서 주먹을 불끈 쥐더라. 그 장면을 덕아웃에서 봤는데 '이젠 됐다' 싶었다"고 전했다.
조이뉴스24 잠실=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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