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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컵 2연패 '명장' 황선홍, 지도력 업그레이드


외국인 선수 부재에도 전략적 선택으로 또 '우승' 맛봐

[이성필기자] 올 시즌 포항 스틸러스의 터키 안탈리아 전지훈련지에서 만났던 황선홍 감독은 수심이 깊었다. 모기업 포스코의 재정 상황이 좋지 않아지면서 축구단 운영 자금에도 이상이 생겼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포항은 그 흔한 외국인 선수 영입도 제대로 할 수 없었고, 결국 국내 선수들로만 한 시즌을 꾸려가게 됐다. 여름 이적 시장에서 혹시나 하고 외국인선수 영입을 기대했지만 그럴 일은 없었다.

결국, 황 감독은 선수단을 이원화하면서도 하나의 시스템에서 훈련하게 만드는 전략을 택했다. 줄일 것은 줄이면서도 할 일은 하자는 것이었다.

결단을 경기력으로 이어가기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애를 먹었다. 홈구장 포항 스틸야드의 잔디가 엉망이 되면서 포항종합운동장으로 홈경기를 옮겨야 하는 등 악조건이 계속됐다.

그래도 포항의 해보자는 의지는 강했다. 이미 황 감독은 부산 아이파크 시절에도 돈줄이 묶여 고생했던 기억이 있었다. 지난해 FA컵 우승팀으로서의 자존심을 내건 포항은 올해도 그 기세를 이어가 결승전에 진출했다. 정규리그 역시 1~3위권을 오가며 안정적인 여정을 이어가고 있다.

황 감독은 FA컵 결승전을 앞두고 초연했다. '진인사대천명'이라고, 될 우승이면 분명히 품에 들어온다는 믿음이 있었다. 이런 포항과 황 감독의 자신감은 통했다. 1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의 결승전에서 포항은 연장전까지 가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3으로 이겼다.

포항은 2년 연속 정상을 차지하며 FA컵 통산 4회 우승(1996, 2008, 2012, 2013)의 주인공이 됐다. 역대 최다 우승팀의 영광도 안았다.

연장 전반 말미 심판에 대한 과도한 항의로 퇴장 당해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봤던 황 감독은 우승이 결정되자 포효하며 마음껏 즐거워했다. 지난해 지도자 입문 후 첫 우승이라 감격의 눈물을 흘렸던 황 감독은 올 시즌엔 여유가 생긴 듯 웃으며 아이처럼 즐거워했다.

황 감독은 승리와 무승부 경기를 전략적으로 선택하며 힘겨운 여정을 잘 끌고왔다. 젊은피를 최대한 활용하며 공격적인 승부수를 뛰웠고 이는 통했다. 갈수록 전략가로서의 이미지가 무르익고 있는 것이다.

이제 황 감독에게 남은 것은 정규리그다. 가능성은 충분하다. 포항은 1위를 유지하며 단단한 힘을 보여주고 있다. 황 감독의 손에서 시즌 2관왕이 탄생할 수 있을지 지켜 볼 일이다.

조이뉴스24 전주=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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