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LG 트윈스 안방마님 윤요섭과 두산 베어스 유격수 김재호가 2루에서 신경전을 벌였다. 윤요섭의 거친 슬라이딩 때문이었다.
LG와 두산이 플레이오프 4차전을 치르는 20일 잠실구장. 두산이 1-0으로 앞선 가운데 LG의 3회초 공격이 시작됐다. 선두타자 손주인이 중전안타를 치고 나갔지만 윤요섭의 희생번트 실패로 1사 1루가 됐다.
1루 주자로 나가 있던 윤요섭은 다음 박용택의 2루수 땅볼 때 2루로 전력질주, 다소 거친 슬라이딩을 감행했다. 2루수의 송구를 받은 김재호는 윤요섭을 포스아웃 시켰으나 1루에 공을 던져보지도 못했다. 타이밍이 워낙 늦었기도 했고, 윤요섭의 슬라이딩에 방해를 받았기 때문이다.
타자 주자를 살리기 위한 선행 주자의 상대 수비를 향한 2루 슬라이딩은 일반적인 플레이다. 하지만 이날 윤요섭의 슬라이딩은 김재호의 발을 걸 정도로 다소 과격했다. 또한 김재호도 이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서로 잠시 몇 마디 말을 주고받은 뒤 김재호는 기분 나쁘다는 듯 윤요섭에게 들어가라는 제스처를 취했고, 윤요섭은 김재호의 유니폼을 손가락으로 살짝 잡아당겼다 놓았다.
이같은 두 선수의 신경전은 전날 19일 열린 3차전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LG가 1-0으로 앞서던 3회말 두산 공격. 무사 만루에 몰린 LG는 김현수에게 1루수 땅볼을 유도해내며 위기를 넘기는가 했다. 그러나 1루수의 홈송구를 받은 윤요섭이 더블 플레이를 위해 다시 1루로 공을 던지다 악송구를 범하며 2실점, 역전을 허용했다.
당시 윤요섭의 악송구에는 3루 주자였던 김재호의 교묘한 방해가 한 몫을 했다. 홈에 슬라이딩을 하며 손으로 윤요섭의 다리를 잡아 챈 것. 이날 4차전에서 나온 윤요섭의 2루 슬라이딩은 전날 자신이 당한 것에 대한 일종의 되갚음이라고도 볼 수 있다.
LG 최태원 3루 코치까지 2루 쪽으로 다가가며 다소 분위기가 험악해지는 듯 했지만 윤요섭이 곧바로 덕아웃으로 돌아가며 신경전은 일단락됐다. 13년만에 포스트시즌에서 만난 잠실 라이벌 두 팀의 맞대결. 역시나 사소한 부분에서도 불꽃이 튀고 있다.
조이뉴스24 잠실=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사진 박세완기자 park9090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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