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벌써 6차례…LG, '홈 악몽'에 또 울다

[정명의기자] LG 트윈스가 9회초 공격 홈에서만 두 차례 아웃을 당하며 역전의 기회를 놓쳤다. 2차전에서도 홈에서 잇따라 횡사했다는 점에서 허투루 넘길 대목이 아니다.

LG는 1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4-5로 역전패했다. 9회초 마지막 공격에서는 두 차례나 스코어링 포지션에서 안타가 터져나와 동점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지만 홈에서만 2개의 아웃 카운트가 올라가며 허망하게 2패째를 당했다.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차전에서 LG가 10안타 6사사구를 얻어내고도 잔루 12개를 기록하며 2-0의 힘겨운 승리를 거둘 수밖에 없었던 것은 3루와 홈 사이에서 4차례나 아웃된 탓이 컸다. 당시 김기태 감독은 3루 주루 코치를 향해 "반성해야 한다"고 이례적으로 쓴소리를 내뱉었다.

하지만 아쉬운 장면은 이날 3차전에서도 계속됐다. 3-5로 뒤지던 9회초 마지막 공격. LG는 1사 후 김용의의 3루타 뒤 이진영의 중전 적시타로 4-5로 추격했다. 이어 대주자 이대형이 상대의 폭투를 틈타 2루 진루에 성공하며 1사 2루 찬스가 계속됐다.

여기서 정성훈의 좌전 안타가 터져나왔다. 이대형은 최태원 코치의 시그널을 받으며 홈으로 쇄도했지만, 좌익수 임재철의 정확한 홈송구에 간발의 차로 두산 포수 최재훈에게 태그아웃 당했다. 그 사이 정성훈이 2루까지 진루하며 찬스가 계속된 것이 다행이었다.

LG 타선에는 힘이 있었다. 다음 이병규(9번)가 우전 안타를 작렬시킨 것. 2루에 있던 발 빠른 대주자 문선재가 충분히 홈에서 살 수 있을 것으로 보인 타구였다. 하지만 문선재는 또 다시 홈에서 아웃 콜을 들어야 했다. 우익수 민병헌이 이번에도 정확한 홈 송구를 했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문선재의 주루 플레이에 아쉬움이 남는다. 홈에서 버티던 포수 최재훈을 몸으로 밀쳐낼 것이 아니라 최재훈의 위치를 피해 슬라이딩을 하는 것이 세이프될 확률이 더 높았다. 이렇게 LG는 9회초 안타 4개를 치고도 1점밖에 얻지 못하며 패배로 경기를 마무리, 땅을 쳐야 했다.

물론 두산 외야수들의 수비를 칭찬해야 한다. 김기태 감독도 "두산 외야수들이 잘했다"고 말했다. 홈 송구 외에도 중격수 정수빈은 7회초 이병규의 2루타성 타구를 다이빙 캐치로 걷어내며 LG의 추격에 찬물을 끼얹었다.

하지만 LG의 거듭된 주루사도 한 번쯤 되짚어 봐야 한다. 김기태 감독도 "주루에서 한 걸음의 스타트가 중요하다는 것을 선수들이 느꼈으면 한다"며 "큰 경기에서는 작은 부분에서 승패가 갈린다. 그동안 왜 한 베이스 더 가는 주루, 한 베이스 덜 주는 수비를 연습해 왔는지 생각하고 느꼈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담아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