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자 출발 박경완 "2군 감독, 만감이 교차"

[한상숙기자] 박경완(41)이 현역 은퇴와 함께 SK 2군 감독으로 선임됐다. 박경완은 "젊은 선수들과 잘 융화해 팀을 이끌어가고 싶다"고 지도자의 길로 들어선 포부를 밝혔다.

SK 구단은 22일 "박경완이 최근 구단과 면담을 통해 은퇴를 결정했다"며 박경완의 2군 감독 선임을 발표했다. 박경완은 "결정하기 힘들었지만, 아쉬움을 뒤로하고 지도자 생활에 집중하기로 결정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1991년 전주고를 졸업하고 쌍방울 레이더스에 입단한 박경완은 1994년부터 주전 포수로 활약하면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1998년 현대 유니콘스로 이적한 뒤 2000년에는 국내 최초로 4연타석 홈런과 페넌트레이스 최우수 선수상(MVP)을 수상했고, 2001년에는 포수 최초로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하기도 했다.

2002년 12월에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어 SK 와이번스로 이적한 뒤 2007, 2008, 2010년 세 차례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기여를 했으며, 2010년에는 포수 최초로 300홈런을 달성했다.

박경완은 프로 23시즌 동안 통산 2천43경기에 출장해 1천480안타 314홈런 995타점 75도루를 기록했고 홈런왕 2회, 골든글러브 4회를 수상했다.

박경완 신임 퓨처스(2군) 감독은 23일부터 퓨처스 선수단을 지휘한다.

◆ 다음은 박경완과의 일문일답.

-2군 감독으로서의 포부는?

"젊은 선수들과 잘 융화해 팀을 이끌어가고 싶다. SK의 미래 전력 형성을 위해 노력하겠다. 배우는 자세로 열심히 하겠다. 타 팀에서 선수 연장을 계속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는데, 그것보다는 SK에서 지도자로 출발을 원했다."

-2군 감독 제안을 받았을 때 기분이 어땠나.

"만감이 교차했다. 구단에 시간을 달라고 했다. 과연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다. 파격적인 대우라고 생각해 고맙기도 했지만, 중요한 건 내가 팀을 잘 이끌 수 있느냐다. 코치 연수보다 현장에 있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은퇴 결심을 하면서 가장 아쉬운 부분은?

"은퇴를 앞두고 고민이 많았다. 결정하기 힘들었지만, 아쉬움을 뒤로하고 지도자 생활에 집중하기로 결정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SK 창단 첫 우승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2패 후 다들 안된다고 했지만 이겨내고 4연승으로 우승을 이뤘다."

-당대 최고의 투수들과 배터리 호흡을 맞췄다. 기억에 남는 선수가 있다면?

"어려운 질문이다. 불현듯 (김)광현이가 떠오른다. 정민태 형과 새 출발하는 (김)수경이도. 광현이 얘기 좀 하겠다. 광현이 입단 첫 해 성적을 보고 고민이 많았다. 골똘히 연구도 많이 했다. 2년차 때 엄청난 발전을 했는데 속으로 무척 기뻤다. 이후 실력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 늘 신경을 많이 썼다."

-친구 김원형 코치와 함께 지도자 생활을 하게 됐다.

"친구 (김)원형이는 공유할 수 있는 죽마고우다. 지도자 선배니, 한 번씩 도움을 요청하겠다."

-가족들의 반응은?

"어제 오후에 얘기했다. 가족들은 항상 내 의사를 지지했다. 은퇴에 대해 서로 얘기도 많이 나눴는데, 결국 내가 결정 내려야 하는 숙명이었다. 내 결정에 따라준 가족들이 고마울 뿐이다."

-가장 애착이 가는 기록은?

"애착이 안가는 기록이 없다. 남들은 포수 홈런이나 연속 홈런 기록을 얘기하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점점 팀 평균자책점에 애착이 갔다. 내 책임이라고 생각하니 애증의 관계가 되더라. 팀 평균자책점이 날 웃게, 화나게, 슬프게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