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삼성 라이온즈가 두산 베어스에게 첫판에서 덜미를 잡혔다. 삼성은 24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2013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2-7로 패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정규시즌 1위 삼성의 우세를 전망한 이들이 많았다. 그러나 결과는 전혀 다르게 나왔다. 예상 밖의 일이 흔히 일어나는 게 야구고 스포츠다. 이번 한국시리즈 1차전 역시 그랬다.
결과론이지만 삼성은 2회말 공격이 가장 아쉬운 부분으로 남았다. 삼성은 1회말 터진 박석민의 솔로포로 일단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하지만 2회초 선발 윤성환이 연속안타를 맞고 흔들리면서 곧바로 3실점, 1-3으로 역전 당했다.
2회말, 삼성은 2사 후였지만 1, 2루 기회를 잡았다. 타석에는 포스트시즌에 처음 나선 정병곤이 첫 타석에 들어섰다.
정병곤은 주전 유격수 김상수의 부상으로 이번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포함됐고 이날 유격수 겸 9번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그는 두산 선발 노경은이 던진 3구째 배트를 힘차게 돌렸다. 맞는 순간 홈런을 기대하게 한 큰 타구였다. 삼성 덕아웃에 있던 선수들은 모두 앞으로 나와 타구의 궤적을 눈으로 쫓았다.
정병곤이 날린 타구는 왼쪽 담장을 넘어갔다. 그러나 홈런은 아니었다. 타구는 마지막에 휘면서 왼쪽 파울 폴대 바깥쪽으로 지나갔다. 대구구장을 찾은 삼성 팬들은 아쉬움에 탄성을 내뱉었고 삼성 선수들과 정병곤도 타구가 향한 왼쪽 외야석을 아쉽게 바라봤다. '파울홈런 뒤 삼진'이라는 속설이 있듯, 정병곤은 노경은에게 삼진으로 물러났고 공수가 교대됐다. 삼성은 2회말 한 점도 따라붙지 못했다.
만약 정병곤의 타구가 조금만 더 오른쪽으로 향해 페어가 돼 홈런으로 연결됐다면 초반 경기 흐름은 충분히 바뀔 수도 있었다. 4-3 재역전이 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병곤의 타구는 파울홈런이 됐고, 노경은과 두산에게는 행운으로 작용했다. 노경은은 이 때 위기를 잘 넘기고 7회말 1사 이후 두 번째 투수 변진수에게 마운드를 넘길 때까지 무실점 순항했다.
삼성은 패했지만 정병곤은 이날 김상수의 빈자리를 그런대로 잘 메웠다. 5회말 2사 후 맞은 두 번째 타석에선 노경은을 상대로 또 한 번 날카로운 타구를 날렸다. 두산 중견수 이종욱의 정면으로 타구가 향하는 바람에 안타로 연결되지 못했다.
수비에서는 실수 없이 제몫을 했다. 그는 7회초 이원석이 때린 중전 안타성 타구를 슬라이딩 캐치한 뒤 1루로 정확하게 송구를 해 아웃카운트를 잡아내는 호수비 장면도 보여줬다. 8회초 1사 1루 상황에서도 손시헌의 투수 땅볼 때 병살 플레이를 매끄럽게 연결했다.
정병곤은 8회말 타석이 돌아왔을 때 대타 우동균으로 교체됐다. 2회 첫 타석에서의 아쉬움이 남는 가운데 정병곤에겐 결코 잊을 수 없는 가을야구 데뷔 무대였다.
조이뉴스24 대구=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사진 박세완기자 park9090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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