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수의 눈, '수원이 곧 광저우다'

[최용재기자] 오는 9일 FC서울은 대망의 '2013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결승 2차전을 치른다.

지난 1차전 홈경기에서 광저우 에버그란데와 2-2로 비긴 서울은 2차전 원정경기에서 승리 혹은 3골 이상 넣고 무승부를 기록해야만 우승컵을 들어올릴 수 있다. 올해 아시아 최강 클럽을 가리는 마지막 한판 승부가 다가오는 지금 모든 초점이 광저우전에 맞춰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최용수 서울 감독의 '눈'은 광저우가 아닌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다. 바로 수원이다. 광저우와의 경기가 열리기 전 K리그에서 마지막으로 만나는 팀이 바로 수원이다. 서울은 오는 2일 수원과 '슈퍼매치'를 치른다.

K리그 최고의 빅매치, 라이벌전 수원전이라고 해도 지금 상황에서 서울의 초점은 광저우가 맞춰져야 한다. 하지만 최 감독은 지금은 수원전만 바라보고 있다. 광저우는 그 다음이다. 최 감독에게는 수원전 승리가 광저우전 승리만큼 중요하다. 비중을 따진다면 최 감독의 눈에는 '수원이 곧 광저우'인 셈이다. 반드시 이겨야 하는 간절함의 크기는 수원전이나 광저우전이나 별로 차이가 없다.

최 감독이 수원전에 올인하는 이유. 가장 큰 이유는 광저우전 승리를 위해서다. 최 감독은 수원전 승리 기세를 광저우전으로 가지고 가려고 한다. 서울은 최근 K리그 클래식에서 3연패를 당하고 있다. 수원에 패배해 4연패를 당한 상태에서 광저우와 만날 수는 없다.

리그 경기에서 분위기를 반전시킨 후, 상승세를 타야 한다. 그리고 광저우를 만나야 한다. 게다가 수원이라는 라이벌전 승리는 상승세를 더욱 높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수원전 결과는 광저우로 향하는 분위기를 좌우한다. 그래서 최 감독은 오직 승리만을 노리고 있다.

최 감독은 "우리는 더 큰 목표와 꿈을 가지고 가고 있지만 수원전 역시 무시할 수 없는 경기다. 지금은 슈퍼매치에 포커스를 맞췄다. 수원전 승리 여세를 몰아 광저우로 가고 싶은 마음이다"라고 말했다.

또 하나의 이유가 있다.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 결승까지 올라간 팀이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하지 못한다면 모양새가 좋지 않다. 최 감독은 서울을 꾸준히 챔피언스리그에 출전시켜야 한다는 의무감이 있다. 단골 참가팀으로 인식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그렇기에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출전권 확보가 중요하다.

수원을 잡아야 하는 분명한 이유다. K리그 1, 2, 3위 팀과 FA컵 우승팀 등 4개팀이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가질 수 있다. 올 시즌은 리그 4위까지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이 주어질 가능성이 크다. FA컵에서 포항이 우승을 했는데, 포항은 현재 리그 4위 안에 랭크돼 있기 때문이다.

서울이 승점 51점으로 4위다. 챔피언스리그 티켓 마지노선이다. 그리고 5위가 수원이다. 수원은 승점 50점이다. 서울과 단 1점 차다. 이번 슈퍼매치 결과에 따라 챔피언스리그 출전 티켓의 주인이 달라질 수 있다.

최 감독은 "올해에 이어 내년에 다시 챔피언스리그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받아야 한다. 그래서 수원전을 피할 수 없다.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이 걸려 있어 수원전은 광저우전 못지않게 중요한 경기다"라며 승리를 갈망했다.

최용수 감독과 서울은 올 시즌 가장 중요한 2연전을 남겨놓고 있다. 슈퍼매치와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최 감독은 두 경기 모두를 노리고 있다. 둘 중 하나를 놓친다면 두 개 모두 놓칠 수 있기 때문에 어느 한 경기 소홀할 수 없다.

그래서 최 감독은 차근차근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려 한다. 수원이 곧 광저우고, 광저우가 곧 수원이다. 그들을 잡아야만 하는 서울과 최 감독의 의지와 열정은 굳고 뜨겁다.